관련종목▶
|
[파이낸셜뉴스] 최근 화장품주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몰리자 증권사들이 '빚투'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키움증권은 실리콘투에 대한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다. 미결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4일부터 실리콘투의 차액결제거래(CFD) 증거금률을 100%로 변경한 바 있다.
위탁증거금률은 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 비율을 의미한다. 증거금 100%가 설정되면 투자자들은 오직 현금으로만 매수가 가능하며 신용융자나 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31일 선진뷰티사이언스에 대한 증거금율을 50%에서 100%로 높였다. 또 한국거래소의 시장 조치에 따라 한국화장품제조와 아이패밀리에스씨에 대한 증거금율도 100%로 상향 조정했다. 이달 3일에는 클리오에 대한 증거금율을 기존 50%에서 100%로 올렸다.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빚투 장벽을 높였다. 대신증권은 지난 3일 'HANARO K-뷰티 ETF'의 위탁증거금을 100%로 올리고, 신용과 대출을 모두 막았다. HANARO K-뷰티는 국내 뷰티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테마 ETF다.
업계에서는 화장품주가 단기간에 급등하며 빚투 수요가 급증하자 증권가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간 실리콘투의 주가는 179.46% 올랐다. 이 기간 국내 종목 중 주가 상승률 2위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이날 1만7500원에 장을 마쳐 같은 기간 97.07% 급등했다. 한국화장품제조와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주가 상승률은 82.71%, 47.74%에 이른다.
선진뷰티사이언스의 신용융자 잔고액은 지난달 3일 2518억원에서 이달 4일 6384억원으로 4000억원가량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율(신용잔고수량 대비 전체 주식 수)은 2.05%에서 5.22%로 뛰었다.
실리콘투는 지난달 초부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신용융자거래가 금지된 같은 달 14일까지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이 약 3000억원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화장품주들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단기간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을 지적한다. 특히 단기 급등 종목의 경우 작은 충격에도 주가가 크게 빠질 수 있어 무리한 빚투보다는 주가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실리콘투는 실적 눈높이가 꾸준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뷰티사이언스 역시 친환경 화장품 원료 매출의 꾸준한 증가와 자체 브랜드 사업으로 기업가치 우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의 주가 급등은 다소 부담”이라며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중장기적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