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석유·가스 매장 호재…가스공사 주가 급등
3대 주주 국민연금 지분 매도…단타 매매 지적도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4일 이틀 동안 국민연금은 한국가스공사 주식 113만5000주(약 492억원)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석유·가스전 매장 가능성을 발표하자 한국가스공사의 주식이 상한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 행태가 국내를 대표하는 에너지 공기업 지분을 차익 실현하는데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분기말 국민연금은 한국가스공사 지분 8.64%(797만4693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26.15%)와 한국전력(20.47%)에 이은 3대 주주다. 이번 지분 매도로 국민연금의 한국가스공사 지분율은 1.29%p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이 매도한 주식은 개인 투자자들이 모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은 620억원이 넘는 한국가스공사 주식을 순매수했다.
한국가스공사 종목 토론방에는 국민연금의 매매 행태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투자자는 "최근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한 장기 투자를 유인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의 이번 투자 행태는 이에 역행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다른 투자자는 "정부의 호재 발표에 연기금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것을 개미가 도와주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가스공사의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타면서 주식을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수익률을 올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한국가스공사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매장량과 경제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데다가 자원의 부존 가능성이 확인되더라도 상업 생산까지 긴 세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유와 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기대감 만으로도 투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40억 배럴에 해당하는 가스 석유량은 실제 매장량(회수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채굴 원가가 경제성 있을 지도 불확실해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전했다.
한편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는 한국을 방문해 오는 7일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동해 심해 광구의 유망성 평가를 발표할 예정에 있어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경제성을 판단하기 위한 탐사를 위해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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