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거래소는 "과열됐다", 증권가는 "사라"...'동상이몽' 이 종목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6 14:43

수정 2024.06.06 14:43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파이낸셜뉴스] 주가 급등으로 시장경보 조치를 받은 종목들에 증권가의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주가가 단기간에 오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풍부하더라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총 88건(80개 종목)의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이뤄졌다.

거래소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이상 급등과 같은 비정상적 움직임을 보일 때를 대비해 시장경보제도를 운영한다. 불공정거래를 방지하는 예방조치적 성격을 띠는데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화장품주와 반도체 장비주에 시장경보가 자주 울렸다. 올해 두 번 이상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코스메카코리아와 잉글우드랩(화장품주), 테크윙과 피에스케이홀딩스(반도체 장비주) 등이다.

증권가는 거래소의 종목 매수 주의보에도 이들 종목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색조 브랜드 ‘롬앤’으로 유명한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주가가 연초 대비 215%(5월 말 기준) 상승하면서 지난달 31일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됐다. 연초 1만3000원이던 주가가 4만1000원선까지 올라섰다. 메리츠증권은 같은 날 아이패밀리에스씨의 목표주가를 5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매수'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발간했다. 메리츠증권 하누리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8배로 여전히 브랜드사 가운데 최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후공정의 잔류 제거 장비를 생산하는 피에스케이홀딩스는 수차례 과열 경보가 울리고 있지만 증권가의 매수 추천도 끊이지 않는다. 현 주가(6만4600원)는 연초(2만7250원) 대비 137% 오른 상태다.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돼 있던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신영증권과 흥국증권이 '매수' 보고서를 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망이 밝은 만큼 향후 주가가 최대 8만~9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흥국증권 이의진 연구원은 “HBM 기술 진보에 따른 수헤를 받는 장비사라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라고 말했다.

'매수' 의견을 내면서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경우도 있다. 화장품 유통사인 실리콘투는 연초(7830원) 대비 주가가 400% 이상 뛰면서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3일까지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현 주가(4만1500원)는 연초보다 430% 높다. 투자경고종목 지정 당시 하나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실리콘투의 목표주가를 4만9000~5만1000원으로 높여잡았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미국의 경우 한국 대비 17배 큰 소매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 급등에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며 “다만, 단기에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미국 기업의 실적 부진과 같은 작은 잡음에도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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