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응에 北 도발 수위 높일듯
긴장고조 때 대화로 진정된 사례도
9·19 남북 군사합의가 6년 만에 사실상 폐기됐다. 지난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파기를 선언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도 전면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다. 이에 맞서는 북한 도발 수위에 따라 확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긴장고조 때 대화로 진정된 사례도
6일 정부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에 이례적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0여발 무더기 발사, 거기다 오물풍선 1000여개 살포 등 연이어 도발을 감행했다. 그러자 정부는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를 통해 군사분계선 일대 경계와 대북 확성기 재개 등 대응 여건을 조성했다.
북한으로선 우리 정부의 강경대응에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는 피하려 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향후 북한 도발 수위에 따라 확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군사분계선 일대 도발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했고,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군사적 대응까지 이르면 확전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데, 북핵이 크게 고도화된 터라 위험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맞불 수위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위성에 대응해 일부 효력정지를 했던 군사합의인데, 오물풍선 살포를 이유로 전면 효력정지를 한 모양새라서다.
홍 실장은 "정부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사태를 진정시키고 국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난해와 이번 군사합의 효력정지는 확전 위험에도 강경대응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극적으로 대화가 성사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을 때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대북 확성기를 재개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그러다 남북 고위급 접촉을 거쳐 사태가 진정됐다.
2010년 천안함 피격으로 남북이 전쟁 위기까지 다다랐을 때에도 남북군사회담이 열렸다. 남북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지만 그동안 일촉즉발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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