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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요금제 부메랑… 출혈경쟁에 알뜰폰 ‘흔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6 18:13

수정 2024.06.06 18:13

불황에 평생 요금제 철회 소동
알뜰폰 제살 깎기 경쟁 한계 달해
요금제 없애거나 요금 인상 잇따라
알뜰폰 업계가 불황에 빠지면서 일부 업체가 인기 요금제 폐지를 공지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또 다른 업체는 요금 인상에 나서는 등 지난해 0원 요금제에서 시작된 출혈 경쟁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알뜰폰 파트너스인 인스모바일은 최근 '데이터 안심 10GB+' 요금제에 가입 중인 일부 사용자들에게 이 요금제가 오는 8월 말에 중단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해당 요금제는 통화 1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10GB+1Mbps를 월 7700원에 평생 준다는 것이었기에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요금제를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월 1만10원에 통화·문자 무제한, 데이터 7GB+1Mbps를 주고 의무 유지기간이 7개월인 '유심 올프리 7GB+' 요금제로 변경한다는 것이었기에 문자를 받은 이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운영 중단 시점까지 요금제를 스스로 바꾸지 않은 사용자는 통화·문자 무제한에 데이터 1GB+1Mbps만 주는 '유심 올프리 1GB+' 요금제로 강제 변경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인스모바일은 일부 이용자들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해당 요금제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관련 민원을 넣겠다는 사람들이 잇따르면서 결국 요금제 철회를 취소했다. 인스모바일은 고객들에게 문자를 보내 "내부 부서 간의 정리되지 않은 내용이 발송됐다"며 "기존 요금제 이용 고객의 경우 변경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사과했다.

또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은 LTE 표준요금제 가격을 1만1990원에서 1만6900원으로 올렸다. 통신 3사의 LTE 표준요금제가 1만21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알뜰폰인 헬로모바일의 요금제가 더 비싼 셈이다. 물론 문자 50건만 제공되기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요금제는 아니지만 신규 가입자들에게는 문턱이 높아진 셈이다. 요금을 인상한 것은 헬로모바일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알뜰폰 업체들이 전체적으로 요금을 올린 상태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업체들의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경쟁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통신 3사가 알뜰폰 업계에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중소 업체들이 무리한 요금제를 잇따라 냈다가 부메랑이 돼서 돌아오는 상황"이라며 "현재 알뜰폰 업체들이 수익을 내는 구조는 도매대가를 낮추거나 요금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는데 통신비만 계속 내릴 수 없는 상황인데, 다들 눈치 보기를 하다가 이제 도저히 운영이 안 된다 싶어서 요금을 올리는 것"이라며 "게다가 금융사들이 알뜰폰 업계에 진출한다고 하니 기존 알뜰폰 업체들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높이는 방향으로 맷집을 키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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