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민주당 텃밭인 서부 해안에서 세를 불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유대계 자금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돌아서는 가운데 트럼프의 실리콘밸리 후원행사 입장권이 모두 매진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이번 후원회를 통해 트럼프 캠프가 1200만달러(약 165억원)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6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실리콘밸리 투자자 데이비드 색스가 자신의 2000만달러짜리 샌프란시스코 맨션에서 주최한 후원금 모금 행사를 시작했다.
후원 행사에 참석한 암호화폐 정보 제공업체 메사리 최고경영자(CEO) 라이언 셀키스는 FT에 트럼프가 인공지능(AI), 에너지, 암호화폐 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내놨다고 말했다.
메사리는 실리콘밸리 정치학이 급변동하는 순간이었다면서 "(민주당의) 푸른 장벽이 침범당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암호화폐 규제 입장을 보이면서 트럼프로 돌아섰다.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이 트럼프의 성관계 입막음 용 돈 전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제시한 34개 중범죄 모두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지만 실리콘밸리는 트럼프에게 찬사를 보낸 셈이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이번 행사에 10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캠프를 후원했지만 최근 트럼프 캠프에 100만달러를 후원한 소프트웨어 도매 업체 팰런티어의 제이콥 헬버그도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헬버그는 "이번 (후원)행사는 트럼프 대통령 캠프가 기술 창업자들 사이에서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궤도 수정을 창출해 내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가장 짙은 이곳에서조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헬버그는 트럼프가 "AI와 암호산업을 바이든 행정부의 말살 의지로부터 구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럼프는 2019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때에는 대규모 시위 군중에 직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샌프란시스코 방문은 그를 환영하는 인파의 물결로 뒤덮였다.
조용한 고급 주택가인 색스의 맨션이 있는 곳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USA)'을 연호하고 "트럼프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색스가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의 '경제정책, 외교정책, 국경 정책, 법적 공정성'을 칭송하고 바이든이 "인터넷 검열로 (거대)기술 플랫폼들과 공모했다"고 주장한 글에 대해 '사려 깊은' 글이었다고 추켜세웠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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