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통화 페소 가치가 1주일 동안 8% 가까이 폭락했다.
페소는 7일(현지시간) 장중 2.4% 폭락해 미국 달러당 18.4페소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최대 규모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 집권 좌파가 대통령, 의회, 지방선거를 싹쓸이하면서 급진적인 정책이 잇따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페소 폭락을 불렀다.
특히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대통령이 7일 연설에서 시장 우려를 일축하고 멕시코의 개혁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페스 오브라도 대통령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시장보다 정의가 더 중요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엘리트들은...이 나라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개혁은 지속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앞서 2일 선거에서 멕시코 유권자들은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다.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 출신인 집권 여당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에게 몰표를 몰아줬다. 셰인바움은 야당 여성 후보에 비해 30%p 넘는 압승을 거뒀다.
세인바움의 집권당 모레나는 아울러 의회도 장악했다. 하원 의석 수의 3분의2를 확보했다. 개헌 안정권이다.
상원 선거에서도 승리해 개헌 걸림돌을 없앴다.
개혁이 시장에 일시적으로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 속에 멕시코 페소는 지난 1주일 약 8% 폭락했고, 멕시코 증시는 3.4% 급락했다.
국가개혁운동이라는 뜻의 모레나를 창당한 로페스 오브라도는 앞서 2월 급진적인 개혁안을 내놨다.
규제기구들의 독립성을 없애고, 대법원 판사들을 국민들이 직접투표로 선출하는 방안이 들어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도 직접 투표로 선출토록 하고 있다.
당시에는 모레나가 단독으로 개헌안을 밀어붙일 의석 수를 확보하지 못해 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개헌 걸림돌이 사라지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좌파 국수주의자인 로페스 오브라도는 최저 임금을 2배 넘게 올리고, 사회복지 프로그램도 확충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평균 60%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도 잘 나간다.
멕시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3.9%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1% 성장해 탄탄한 흐름을 지속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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