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태국 파타야 피해자의 전 여자친구가 당시 상황을 어렵게 공개했다.
8일 방송된 SBS ‘그곳이 알고싶다’에서는 최근 한국과 태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파타야 여행객 상인 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지난 5월 11일 오후 8시, 태국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드럼통에 담긴 시신이 발견됐다. 사망한 피해자는 며칠 전 실종 신고가 됐던 34살 관광객 박호준(가명)씨였다.
호준씨는 4월 30일 여행차 입국했다가 이런 참변을 당했다.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으며 손가락 10개가 모두 잘린 상태였다.
호준씨의 아버지에게 이상한 전화가 온 것은 5월 7일. 의문의 남자는 호준씨가 마약을 물에 빠트려 손해를 보았으니 내일까지 1억을 준비하라고 협박했다. 경찰에 신고한 호준씨의 누나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 태국으로 왔다가 공항에서 사망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호준씨는 가족들이 협박 전화를 받았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5월 3일 클럽에서 납치된 뒤 호텔로 이동하던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현지 경찰은 보고 있었다.
이후 한국과 태국 경찰은 빠른 공조 수사를 통해 용의자 3명을 특정했다. 39세의 김교민(가명)와 27세의 이대식(가명), 26세의 이소열(가명)이었다. 이중 이소열은 한국에서 체포됐고 이대식은 캄보디아에서 체포됐다. 김민교는 현재 미얀마로 밀입국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당인 호준씨는 친구 J와 만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J가 약속을 취소하면서 결국 혼자 클럽으로 향했다. 이에 대해 J는 “호준이 최근에 한국 친구를 사귀었다고 말해주었다. 27살이고 태국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라며 “그 형이 최근에 태국인 여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았냐. 그 클럽에서 전 여자친구도 같이 만났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은 27세 가이드를 이대식으로 추정했다. 또 호준씨의 태국인 전 여자친구에 대해 수소문했다. 그녀가 그들의 조력자인지 목격자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호준씨의 전 여자친구 따완씨는 그에 대해 “귀엽고 따뜻하고 매너 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따완씨와 호준씨는 2년 전 클럽에서 처음 만나 교제했지만, 장거리 연애로 오해와 다툼이 쌓이며 결국 헤어졌다. 하지만 지난 4월 30일, 따완씨는 호준씨로부터 만자는 연락을 받았고 이를 몇 차례 거절하다가 5월 2일 클럽에서 약속을 잡았다.
따완씨에 따르면 호준씨와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었을 때 이대식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따완씨는 “나는 그를 그날 처음 만났다. 그냥 친구라고 소개해줬고 어디서 만났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라며 “둘이 친하게 대화했다. 쑥스러워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 남자가 호준을 형이라 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따완씨는 4월 30일, 호준씨가 보낸 사진에서 맞은편에 앉아 있던 사람을 이씨로 추측했다. 그렇다는 건 그들이 납치 이전부터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완씨는 두 사람이 한국어로만 대화해 지루해졌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을 때 두 사람이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디냐고 물어봤더니 영상통화로 클럽 출구 앞을 보여줬다”라며 밖으로 나가보니 호준씨가 이씨에게 끌려 회색 승용차에 올라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1분 정도 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알 수 없는 문자를 끝으로 더 이상 문자는 오지 않았다. 이후 다음날 장문의 문자가 도착했는데, 이는 번역기로 돌린 듯한 어색한 문장이었고 평소 호준씨의 말투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따완씨는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씨가 호준씨에게 약을 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해당 소식을 접하고 따완씨는 큰 충격을 받았고, 이후 경찰에 용의자와 당시 사용된 차량 등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완씨는 “이해가 안 된다. 돈을 원한 것인지 대체 왜 죽인 것인지. 돈을 빼앗으려고 사람까지 납치하고, 너무 잔인하다”라며 “인터뷰를 한 이유는 잘못된 소문을 바로 잡기 위해서다. 호준이 마약에 손댔다는 건 다 거짓말이다. 호준과 함께 있는 동안 마약을 언급한 적도 없고 그런 것에 관련된 친구도 없었다. 대마초 냄새만 맡아도 욕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자기가 주식이 있어서 태국 자주 올 수 있고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렇게 자랑하고 다니지 말라고 했는데 듣지 않았다. 한국인들끼리는 서로 해치지 않는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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