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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연장 기간 감안 예외 인정… 충당금 적립액 소폭 줄 듯 [PF 사업성 평가 최종안 나왔다]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9 18:56

수정 2024.06.09 18:56

매우 부진 등 모호한 문구 구체화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다소 줄듯
금감원, 금융업계에 최종안 전달
다음달 초까지 사업성 평가 완료
만기연장 기간 감안 예외 인정… 충당금 적립액 소폭 줄 듯 [PF 사업성 평가 최종안 나왔다]
이달부터 시작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에서 3회 이상 만기를 연장했더라도 연체·연체유예·대주단 협약·자율협약 대상이 아닌 사업장의 경우 만기 연장기간을 감안해 '정상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유의'나 '부실우려' 사업장으로 평가받더라도 PF보증이나 분양보증을 받은 경우에는 사업재구조화·경공매 등 사후관리방안 제출대상에서 예외가 인정된다. 그동안 건설업계가 요청했던 사항들이 최종안에 대부분 담기면 '유의'나 '부실우려' 등급을 받는 사업장 수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당국, PF 사업성 평가 최종안 확정

파이낸셜뉴스가 9일 입수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및 건전성 분류 세부원칙'에 따르면 최종안은 건설업계 등 건의사항을 일부 수용하고 '장기간' '매우 부진' 등 모호한 문구를 구체화해 PF 사업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최종안을 금융업계에 전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서 최종안을 만들었다"며 "다음주 중 업권별 내규 개정작업을 거쳐 7월 초까지 사업성 평가를 완료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기존 만기 연장 횟수에 따라 사업성 등급을 나눴던 데 대한 예외조항을 마련한 것이다. 앞서서는 만기 연장 횟수 △2회 이상은 '보통' △3회 이상은 '유의' △4회 이상은 '부실우려' 등급을 받도록 기준을 마련했으나 최종안에서는 만기 연장기간을 감안해 예외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지금처럼 자금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만기를 3개월 등 짧게 여러 번 연장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인데 만기 연장 횟수만 보고 일률적으로 등급을 나누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서다. 기존 '지속적이고 중대한 애로사항' 중 한 가지 이상만 발생해도 '보통' 등급을 받던 것은 두 가지 이상 발생 시로 기준을 낮춰 잡았다.

이외에도 문화재 발굴, 오염토 처리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 사업성 평가 시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PF보증, 분양보증 사업장은 보증기관 사업장 관리기준 등을 고려해 보증기관과 협의해 평가토록 하는 등 개별 사업장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고려했다.

■수조원대 손실 인식 불가피

기존 발표했던 방안에서 구체적인 숫자와 상황을 가정해 안내한 점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브릿지론 사업장이 '유의' 등급으로 평가받는 요건 중 하나인 '최초 대출 만기도래 후 장기간이 경과했으나 사업진행에 필요한 부지매입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의 '장기간'을 6개월, '최초 대출 만기도래 후 장기간 경과했으나 사업진행에 필요한 부지매입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의 '장기간'은 12개월이라는 예시를 마련했다. '부실우려' 등급의 경우 이 기간이 각각 12개월, 18개월로 늘어난다.

본PF 사업장이 '유의'나 '부실우려' 등급을 받게 되는 요건 중 공정률이 당초 계획 대비 '상당히 부진' 혹은 '매우 부진'한 예시로는 최초 대출 취급일 이후 18개월이 경과했는데 공정률이 계획 대비 3개월 이상 각각 20%p, 25%p 하회하는 경우를 특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최종안이 적용되면 당초 예상했던 충당금 적립 규모나 경·공매에 돌입하는 사업장 개수가 소폭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 분류를 악화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 사유를 반영해 달라는 건의가 수용됐다"며 "예외가 조금이라도 반영됐으니 (정리 대상이 되는) 총액은 줄겠지만 전체 비율을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4단계로 나누는 기준을 명확히 하거나 보완한 것"이라며 "'유의'나 '부실우려' 등급이 약간 줄어들 수는 있지만 유의미한 숫자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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