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문조사, 과반 이상 '4000만원 이상' 응답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요구안 확정
여기에 특별성과급으로 2.4% 추가 요구
'파업 가능성' 임단협 갈등 지속될 듯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요구안 확정
여기에 특별성과급으로 2.4% 추가 요구
'파업 가능성' 임단협 갈등 지속될 듯
[파이낸셜뉴스] 기아 노동조합 소속 직원의 절반 이상이 올해 1인당 적정 성과급으로 4000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 노조는 이 같은 내부 의견을 수렴해 올해 회사에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는데, 향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10일 기아 노조 소식지에 따르면 임단협을 앞두고 내부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인원의 과반 이상이 4000만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받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노조는 기아가 작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분기 최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을 경신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기아 노조 집행부는 이 같은 의견을 감안해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외에 성과급으로 전년도 영업이익의 30%를 요구했다. 여기에 특별성과급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2.4%를 추가로 달라고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기아의 작년 영업이익은 11조6079억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노조의 성과급 요구 규모는 3조4824억원, 특별성과급은 2786억원에 이른다. 올 1·4분기 기준 기아의 정규직 직원수는 3만2916명이다. 기본급과 각종 수당 인상 외에도 노조의 1인당 성과급 요구액만 1억원이 넘는 셈이다. 이는 그동안 노조 요구액의 50% 안팎에서 임단협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는 점을 고려한 수치로 해석된다.
기아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성과 보상 체계를 손질 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노조의 성과급 요구는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최근 전기차 전환 등 미래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비용이 들어가고, 미중 갈등, 공급망 재편,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는 점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제 올해 1~5월 기아의 전 세계 판매량은 128만6111대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판매도 소폭이지만 역성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노조 내부에선 파업을 강행해서라도 요구안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현대차 노조는 5년, 기아 노조는 3년간 파업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최근 기아 노조는 오토랜드 광명 본관에서 화분을 부수고, 스프레이로 벽에 낙서를 하며 시설물을 훼손하는 과격한 행위를 보였다. 노조의 동의 없이 회사가 EV9을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에서 생산키로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도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근무제 등 쟁점 사항이 많아 임단협 협상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부터 노조의 기싸움이 치열한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완성차 노조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생산 차질로 자동차 부품 업계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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