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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 시름 잠긴 K-소상공인 지원...KB '선정산 대출' 혜택 늘린다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0 16:32

수정 2024.06.10 17:28

3高 장기화에 알리테무 C커머스 공습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시름..연체율 11년래 최고
국민銀, 소상공인 선정산 지원 '셀러론' 확대
씬파일러에도 대출 내주고 비대면 상품 추가
신한銀, 청년 소상공인등 대출공급 확대
하나銀, 에너지비용 지원...남대문 특화점포 개설
"자영업 컨설팅+업종 전환 지원 필요"
"인구구조 변화 등 감안해 자생력 높여줘야"
지난 3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료=하나금융연구소
자료=하나금융연구소

자료=국세청, 하나금융연구소
자료=국세청, 하나금융연구소

[파이낸셜뉴스]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중국 유통업체의 공격적 국내 진출로 시름에 잠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은행들이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K-소상공인들이 여러 전자상거래 업체의 판매대금을 한 번에 정산 받을 수 있도록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특정기간 이자를 무료로 지원할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에서도 고정금리 대환 시 특별금리 적용, 소호 컨설팅 등을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있다.

■銀, 시름 잠긴 K-소상공인 지원사격...KB '셀러론' 확대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올해 1·4분기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0.54%로 지난 2012년 12월(0.62%) 이후 1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전자상거래 마켓에 입점한 소상공인(셀러)들을 위한 전용 대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과 같은 전자상거래 마켓이 셀러들에게 매출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유동성이 필요한 경우, 선(先)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러론' 혜택을 늘리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여러 마켓 판매대금을 한 번에 정산받을 수 있는 'KB메가셀러론'을 공급 중인데, 하반기에는 최대 1억원까지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도록 '비대면 KB메가셀러론'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셀러론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filer) 소상공인도 별도 신용평가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던 메가셀러론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비대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과 같은 마켓에서 판매대금을 지급하기 전 은행이 상대적으로 저금리에 빌려준 돈을 운전자금으로 쓸 수 있어서 소상공인들의 셀러론 수요가 높다. 국민은행은 C커머스 공습으로 어려워진 셀러들을 지원하기 위해 2개월 이자를 무료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이태원 소재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집합교육을 실시하고, 배달의민족과 업무협약을 맺어 배민 이용 외식업 자영업자까지 소호 컨설팅을 확대했다. 오는 12일에는 스타뱅킹 앱에 소호 컨설팅 신청 프로세스를 새로 구축해 비대면 상담 신청 채널을 늘릴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청년 창업 및 전통시장 소상공인 대출 지원 △저금리대환대출 확대 지원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채무조정 등으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말까지 개인사업자119 및 중소기업힐링프로그램을 통해 총 1632억원의 채무조정을 지원했다. 또 청년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최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역보증재단 보증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에너지 생활비 300억원을 지급 완료했다. 디지털 기기 교체, 경영 컨설팅 비용도 지원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서울 남대문시장에 소상공인 특화점포를 열고 사업 주기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자영업 지형변화 고려해 자생력↑...컨설팅+구조조정 지원"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자영업 생태계 변화를 고려해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문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존의 자영업 역할이 단체 음주가무 등 '가정에서 하기 어려운 일'에 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가사분담, 자기관리와 같은 '일상의 유지'를 위한 역할로 확장되고 있다"며 "최근 자영업 부실 원인이 비용 증가에만 국한되지 않고 저출산 등의 구조적 변화에서 야기된다는 점을 고려해 컨설팅, 업종 전환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점, 노래방, PC방 수가 감소한 반면 스크린골프장, 통신판매업체, 애완용품점, 피부관리점이 증가하는 등 '자영업 지형 변화'를 고려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자영업 상생 지원은 주로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보전이 주를 이룬다"라며 "공간 이용 변화를 고려한 입지 컨설팅으로 부동산 비용 절감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에 취약한 업종의 구조조정 지원과 자영업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용 플랫폼 제공이 확대돼야 한다"고 짚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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