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올라온 행동 따라하는 청소년
사이버공간에 노출돼 현실감 떨어져
전문가 "오프라인 경험 보완해줘야"
사이버공간에 노출돼 현실감 떨어져
전문가 "오프라인 경험 보완해줘야"
[파이낸셜뉴스] 초등학생이 교감선생님의 뺨을 때린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서 이를 따라하는 '개XX 놀이'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 행동이 놀이로 번지는 현상에 대해 교육계 전문가는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
■청소년 40% 스마트 과의존 위험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정재석 전북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8일 전북 전주시 초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교감 선생님의 뺨을 때리고 침을 뱉은 사건이 발생한 뒤 해당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개XX 놀이'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학교에서 '개XX 놀이'가 시작됐다고 한다"며 "학생끼리 동네 놀이터 등에서 '개XX, 개XX, 개XX' 욕하고 뺨을 때리는 시늉을 한다고 하더라. 언론·유튜브 등에 나온 영상을 보고 따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같은 문제 행동은 지나친 스마트폰 이용과 함께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여성가족부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발표한 '2024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10~19세) 청소년 40.1%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조상국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사이버 공간 자체에 노출되면 현실감이 떨어진다. 현실감은 도덕성에 중요한 요소"라며 "실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두려움을 감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민식이법놀이 때부터 되풀이
어린 아이들이 SNS를 통해 문제행동을 따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쿨존 사고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2020년 3월 시행된 뒤, 일부 초등학생 사이에서 '민식이법 놀이'가 유행하기도 했다. 민식이법놀이는 차량에 갑자기 뛰어들어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등 사고 위험이 있는 행동을 하는 놀이다. 민식이법 시행 직후에 한차례 유행으로 번졌던 놀이는 3년여가 지난 지난해 8월께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생들이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올라오며 다시 화제가 됐다. 당시 커뮤니티에는 학생들이 횡단보도에 드러누운 사진이 다수 게시됐다.
전문가는 해결방법에 대해선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상국 교수는 "유튜브 시간 줄이는 것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아이들 관계나 체험을 보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 자체가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고 오히려 그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부추기는 흐름도 있다"며 "종래에 사용되던 교수법을 이용하거나 과거의 가치들을 강조해 진지한 활동을 하게 하는 등 전통적인 방식을 다시 복원하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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