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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권익위 결정에 "대통령 배우자는 금품 수수 문제 없다고 밝힌 셈"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1 11:59

수정 2024.06.11 11:59

"권익위, 공직 부패 관망하는 국가 기관인가"
"사실 관계 명백히 조사해 설명했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관련 비위 신고 사건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한 국민권익위원회를 향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냈던 전현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권익위의 결정으로 인해 대통령의 배우자는 금품을 수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만 전 국민 앞에서 밝힌 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전 국민이 목격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해 어제(10일) 권익위가 조사 6개월만에 '제제규정 없음'을 이유로 종결 결정지었다"며 "권익위는 어떤 기관인가. 대한민국 공직의 부패를 관망하는 국가기관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이들은 "부정부패 없는 투명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정된 법이 이른바
'청탁금지법'이다. 이 법을 소관하는 권익위는 이번 결정으로 소관 법률의 취지와 헌법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은 물론, 권익위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해 버렸다"고 맹폭했다.


이들은 "권익위가 내세운 종결 사유는 한 마디로 억지와 궤변 일색"이라며 권익위가 내린 결론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앞서 권익위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무혐의 결정을 내린 근거 중 하나로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이들은 청탁금지법 제9조제1항의 '공직자는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이나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이를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같은 법 제2항에 따르면 '공직자는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이나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이를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하거나 반환하도록 하거나 그 거부의 의사를 밝히거나 밝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따라서 권익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서면으로 신고했는지, 해당 금품을 반환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적법하게 처리했는지의 사실관계를 명백하게 조사해 국민께 설명했어야 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들은 "권익위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어떠한 사실관계 규명도 없이 단지 배우자에 대한 제재 근거가 없다는 이유만을 들며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고 꼬집었다.

권익위가 '대통령과 이 사건 제공자에 대해 직무 관련성 여부, 대통령 기록물인지 여부에 대하여 논의한 결과 종결을 결정했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이들은 "명품백이 국가 차원에서 선물 받은 국가의 재산인가. 가방을 받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공식 석상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이 대통령 기록물이라고 규정한 대통령실의 궤변에 권익위가 동의한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명백한 영상과 음성 증거가 있다. (김 여사가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게) 같이 할 일을 하자는 발언이 있었는데, 권익위는 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것이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듯 단정했나"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놓고, 하늘이 없는 거라고 믿으라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권익위의 이번 결정이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강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면서 "오히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의 명분만 더 쌓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사건을 방지할 수 있는 청탁금지법 보완 입법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배우자에게 금품 수수금지 의무만을 부과할 뿐, 이에 대한 제재규정이 없는 현행 청탁금지법의 보완 입법도 당장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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