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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미국 실업률 상승의 의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1 19:37

수정 2024.06.11 20:00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지난주에 미국의 5월 고용 동향이 발표되었다. 고용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증가했으나, 실업률은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업률 상승은 금리, 주가, 달러지수 하락을 초래할 것이다.

5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에서 고용이 27만2000명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18만2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서비스업 경기의 활황이 고용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20만4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고용 증가 내용을 보면 질적으로 좋은 상태는 아니다. 주간 35시간 이상 일하는 풀타임 고용은 줄고, 그 이하로 일하는 파트타임 고용은 늘고 있다. 풀타임 고용 비중이 지난해 6월 83.7%에서 올해 5월에는 82.7%로 하락했다. 그사이 풀타임 고용 자체도 152만3000명이나 줄었다. 이와는 달리 파트타임 비중은 같은 기간에 16.3%에서 17.4%로 증가했고, 고용도 175만6000명 늘었다. 미래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때, 기업은 파트타임 고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업률도 지난해 4월(3.4%)을 저점으로 올해 5월에는 4.0%까지 상승했다. 2000년 이후 실업률의 장기 평균이 5.7%였던 것을 고려하면 아직도 실업률은 절대적으로 낮고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1953년 이후 장기 통계를 보면 실업률의 12개월 이동 평균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평균적으로 2개월 후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 12개월 이동 평균 실업률이 지난해 6월을 저점으로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시차가 길어지고 있지만, 실업률 증가는 다가올 경기침체를 의미한다.

실업률 증가는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 소비심리 지표 가운데 하나인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와 실업률 사이에는 역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2000년 1월에서 올해 5월까지 통계로 분석해 보면 이 두 변수 사이에 상관계수가 -0.78로 높게 나타났다. 올해 들어 고용이 증가하고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도 소비심리가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가계소비가 위축되면 기업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면 미국 기업 경영자들은 고용을 탄력적으로 줄일 확률이 높다. 이는 다시 소비를 줄이고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도 있다.

실업률 증가로 소비가 위축되면 물가상승률이 낮아진다. 시장금리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다. 실업률 증가와 함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시장금리는 하락한다. 과거 통계를 보면 실업률이 상승할 때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주가는 상승한다. 그러나 또 다른 주가 결정요인인 기업이익 감소 폭이 금리 하락 폭보다 더 크면 금리 하락에도 주가는 떨어질 수 있다. 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가운데 하나가 실업률이다. 2008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 보면 실업률과 S&P500 사이에는 상관계수가 -0.63으로 비교적 높다. 실업률이 상승했을 때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시기에 따라서는 주가가 선행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최근 실업률이 오르고 있는데도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 조만간 주가가 조정을 보이면서 그 괴리가 좁혀질 전망이다.

실업률이 올라가는 시기에는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서 달러가치도 떨어졌다.
실제로 2008년 1월에서 2024년 5월 통계 분석에 따르면 실업률과 달러지수 사이에는 역의 상관관계(상관계수 -0.68)가 있었다.

지난 10여년 동안 미국 주가가 한국 주가보다 더 많이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을 사고 있다.
미국 실업률 증가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균형적 시각을 가질 때인 것 같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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