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관문인 튀르키예가 중국에서 생산된 자동차 수입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유럽연합(EU)이 이번 주 중국 전기차 수입 관세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토종 3사 주가는 11일(현지시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고, 중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어 유럽에 내다 파는 테슬라 주가도 2% 가까이 떨어졌다.
동굴 속 카나리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가 지난 8일 중국산 자동차 수입 관세에 40%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특히 튀르키예의 이 같은 조처는 중국 전기차 수출 장벽이 높아지는 것을 알리는 '동굴 속 카나리아'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이 전 세계 경제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각국이 중국의 덤핑 수출품 유입을 줄이기 위해 대응을 서두르고 있고, 그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튀르키예의 관세율 대폭 인상이라는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을 25%에서 100%로 4배 인상한 바 있다.
튀르키예·유럽, 중 수출 교두보
미국의 대규모 관세율 인상은 그러나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별다른 타격은 없었다.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에 거의 수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튀르키예와 유럽의 경우는 다르다.
튀르키예 자동차판매협회(TADMA)에 따르면 올 1~4월 튀르키예 신차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9.0%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영 체리자동차와 상하이기차(SAIC) 산하 MG모터 브랜드가 중국 브랜드 1, 2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체리는 2만782대, MG는 7185대를 팔았다.
비야디(BYD)도 지난해 11월 튀르키예 시장에 진출했다.
최대 라이벌 테슬라가 올 1~4월 튀르키예에서 402대를 판 것과 달리 비야디는 그 두 배가 넘는 862대를 팔았다.
무역 장벽 높아지나
홍콩 CCB 인터내셔널의 커 추 애널리스트는 튀르키예의 관세 인상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곳곳에서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음을 가리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관세 인상은 중국 시장이 점점 치열한 경쟁 속에 과밀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해외 확장 전망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더 많은 나라들이 조만간 중국 자동차 관세를 올리는 흐름에 합류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테슬라는 1.8% 하락했고, 니오와 샤오펑은 뉴욕 증시에서 각각 5.5%, 5.4% 급락했다. 리오토는 2% 가까이 떨어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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