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에 공급 부족 우려
정부, 예비물량 비축·생육관리 나서
정부, 예비물량 비축·생육관리 나서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충남 천안과 충북 충주에서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이후 한달여 만에 96개 농가(사과 75개, 배 21개)로 확산했다. 지난 10일 기준 48㏊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발생지역도 충청지역에서 경기, 강원, 전북, 경북 등으로 번지며 전년(93개 농가, 35.5㏊)보다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과수화상병에 일단 감염되면 치료제나 방제약이 없어 전체 생산량에 차질을 빚는다. 반경 100m 이내의 과일나무들은 뿌리째 뽑아서 태운 뒤 땅에 묻는 방식으로 폐기해야 하는데 확산 속도가 빨라 이동통제와 같은 차단 조치가 필수적인 병해충이다.
특히 배추는 생육 적정온도가 18~20도인 저온성 채소인데 강원 지역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올해 고랭지 배추의 재배 의향은 전년보다 4.6% 감소했다.
문제는 사과, 배추 등에서 병해충이 확산할 경우 물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가당국은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의 경우 사과는 냉해는 물론, 탄저병, 겹무늬썩음병 등까지 겹치면서 생산량이 30% 감소했다. 비정형과 생산량도 크게 늘며 가격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최근 물가가 두달째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과, 배 가격은 여전히 높다. 5월 기준 사과와 배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7%, 12% 오름세를 유지했다.
배추는 폭우와 폭염으로 무름병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한 달 만에 가격이 50% 오르기도 했다. 여름철 고온·장마 등 이상기후와 수요 증가로 농산물 가격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부랴부랴 선제적 수급 관리에 나섰다. 연초와 같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서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전날(1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천 농산물 비축기지를 찾아 농산물 비축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천 비축기지는 8개 정부비축기지 중 가장 큰 규모로 주로 배추, 콩 등을 수매·수입해 보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봄배추 1만t을 비축하고 예비묘 200만주를 마련한다.
과일, 노지채소 등에 대해서는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약제 지원과 기술 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사과와 배 생산량은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한 차관은 "사과·배의 경우 올해 냉해피해가 거의 없어 현재로선 평년 수준의 생산량이 예상된다"며 "다만 여름철 폭우와 폭염시 탄저병 발생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약제보급 등 생육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합동 현장점검 뿐만 아니라 물가관계 장·차관회의 등 관계부처 간 협업체계를 통해 채소, 과일·과채 등 농산물의 수급 안정을 위해 생육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품목은 선제적인 비축과 할당관세 등 수입을 통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