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이화영 1심 판결문 보니...김성태-이재명 수차례 통화 "신빙성 있어"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2 16:52

수정 2024.06.12 16:52

김성태 前쌍방울 회장 진술 "신빙성 있어" 李에 "방북 추친하고 서울가서 인사드리겠다" 통화 李 "조폭 출신에 평판이 나빠 만날 생각도 없어 기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한 1심 법원이 판결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방북 관련한 통화를 했다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 대표가 김 전 회장과의 관계를 부인해 왔던 부분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11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이 전 부지사의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와 통화하며 “북한 사람들 초대해서 행사를 잘 치르겠다, 저 역시도 같이 방북을 추진하겠다, 서울 가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는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면 알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 김 전 회장이 허위 진술을 할 뚜렷한 동기가 없다는 점도 판결문을 통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자신의 SNS를 통해 "김성태는 조폭 출신에 평판이 나빠 만난 적도, 만날 생각도 없어 접근을 기피했다"며 김 전 회장과의 관계를 부인한 바 있다. 법원에서는 이 대표와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또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납할 유인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신 내고 이 대표와 함께 방북하거나, 설령 방북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그로 인해 이 대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대북사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판결문에 명시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이 (방북) 비용을 부담한다는 사정을 이 전 부지사로부터 보고받아 알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에게 당시 경기도지사 방북을 강력하게 추진할 동기가 있었다는 사정이 있었다는 점도 판결문에 담겼다.

재판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명단을 발표에서 이 대표가 제외되자 당시 대북 관련 업무를 총괄한 이 전 부지사가 관련 언론 보도로 상당한 부담을 느꼈고, 향후 대북사업과 도지사 방북을 적극 추진하게 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검찰은 이 같은 판결 내용을 토대로 이날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가 이 전 부지사와 공모해 김 전 회장으로 하여금 경기도의 대북사업 비용과 이 대표의 방북비 등 800만달러를 대신 내게 했다는 내용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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