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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부안서 규모 4.8 지진, 재난 대응책 재점검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2 19:49

수정 2024.06.12 19:49

한반도도 지진 안전지역 결코 아냐
내진 보강 강화, 매뉴얼 숙지 필요
전북 부안군에서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12일 부안군 계화면의 한 주택가에 지진으로 인해 떨어진 기왓장이 도로에 널브러져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전북 부안군에서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12일 부안군 계화면의 한 주택가에 지진으로 인해 떨어진 기왓장이 도로에 널브러져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12일 오전 8시26분 전북 부안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최대이자 한반도에서 역대 16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이다. 지진은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발생했으며, 규모 2.0 이하 여진이 오후 3시까지 16차례 이어졌다. 전북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지진은 비교적 규모가 컸음에도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주변에 있는 한빛원전도 아무 문제 없이 정상가동 중이고, 부안·김제·고창 등의 국보·보물 등 국가유산도 큰 피해가 없다고 한다. 다만 부안과 익산, 정읍에서는 현재까지 유리창과 벽 등이 금이 가고 깨졌다는 신고 100여건이 접수됐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은 근래 발생한 여러 지진에서도 알 수 있다. 일본·대만처럼 규모 6.5 이상의 강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지진은 그간 지진이 잦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게다가 진원지 단층정보가 없어 어떤 단층이 지진을 일으켰는지 파악조차 못한다고 하니 불안하다. 규모 4.0 이상의 지진은 경주·포항·울산 등 단층 움직임이 활발한 동해안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역대 최대 규모는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이다. 이듬해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두번째다.

재난 중에서 지진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동경로를 예상할 수 있는 태풍과 달리 대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지진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비하는 게 최선이다. 이웃 일본과 대만의 지진 대응역량을 배울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3일 대만 북동부에서 규모 7.2 지진이 발생해 10여명이 사망하고 반도체 공장이 일시 멈춰 섰다. 원자폭탄 32개에 해당하는 위력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았는데, 2400여명이 목숨을 잃은 9·21 대지진(규모 7.3)을 겪은 대만이 건축물 내진설계 등으로 철저히 대비한 결과였다.

우리는 현재 동·서해안에서 원전 26기를 가동 중이다. 2011년 대지진의 비극을 겪은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지진과 지진해일 발생에 따른 원전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내진설계는 기본이다. 과거 낮은 수준의 내진기준에 따라 지어진 건물들은 여전히 위험하다. 민간 건축물의 내진 보강사업도 인증제 등으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는 지진 예·경보시설을 점검하고 유사시 발전·전기·통신 장애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국민들은 지진 발생 시 대피처와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의 정기적 홍보와 교육도 필요하다.


특히 현재 국내 450여개 활성단층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안 된 상태라고 한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오는 2036년까지 추진하겠다고 한 단층조사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내진 보강, 지진 방재, 안전교육 등 재난 대비역량을 높여 지진 재해가 인재(人災)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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