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직 교사 "복도서 비틀거리던 중학생, 마약 취해있었다" 충격 증언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4 08:38

수정 2024.06.14 08:53

중학생들까지 펜타닐 등 마약 복용 확산
교사 "예방 교육 한계" 현실적 방안 촉구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최근 학교 내에서 청소년 마약 범죄를 목격했다는 현직 교사의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19년 차 중학교 교사 A씨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의 한 학생이 마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술 취한 줄 알았던 학생, 상담해보니 마약 정황

A씨는 해당 학생이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는 걸 주변 학생들이 먼저 인지했고, 이후 교사들까지 상황을 알아차리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 학생이 학교에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다른 아이들이 목격했다"며 "아이들 사이에서 해당 학생이 술을 마시고 학교에 왔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학생에게서는 술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처음에는 "헛소문 내지 말라"며 학생들을 혼냈지만, 다음날에도 해당 학생이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면서 복도를 활보하자 학생과 상담을 하게 됐다.

상담 당시 해당 학생은 A씨에게 "다이어트 약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텔레그램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구했다"며 "옆 반 친구와 같이 먹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아이들은 절대 마약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은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약 판매자들이) 실제로 다이어트 약이라고 홍보하면서 값싼 중국산 합성 마약을 (판매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디엠(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 본인도 환각성 있는 마약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혼날 것이 두려워 끝까지 다이어트약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마다 총책 '동네 선배'.. 대량 구매 뒤 되파는 아이들까지

그는 마약 경험이 있는 학생을 중심으로 일종의 커뮤니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지역마다 있는 총책을 '동네 선배'라고 부르면서 좀 이렇게 친근하게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며 "예전에는 가격이 비쌌다고 하는데 지금은 펜타닐이 몇천 원 단위까지 내려갔다고 들었다. 대량으로 구매한 뒤 가격을 덧붙여서 주변 친구들한테 되파는 아이들이 있다더라"고 말했다.


지난 2일 법무부에 따르면 검찰과 경찰이 단속한 전체 마약류 사범은 2만7611명으로 전년도보다 50.1% 증가했다. 이 중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9년 기준 239명에서 지난해 1477명으로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씨는 "과거에는 소위 노는 학생들의 문제가 술이나 담배였다고 하면 지금은 도박, 마약인 셈"이라며 "학교 현장에서는 예방 교육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교육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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