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때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 아파트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장기간 집값이 떨어지면서 반토막 수준 단지도 적지 않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보면 올 들어 6월 10일까지 세종 아파트 매매가는 4.69% 하락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매매가 하락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간 단위로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셋째주부터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 들어 6월 초까지 전세가격은 4.52% 떨어졌다. 전세가 역시 시도 가운데 세종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매매는 물론 전세가마저 전국서 하락폭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통계를 보면 세종 아파트값은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불거진 지난 2020년 피크를 찍고 3년 넘게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2020년 무려 44.93% 폭등했다. 당시 아파트 거래 절반이 외지인이 사들일 정도였다. 전국 상승률 1위 기록이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21년 -0.78%, 2022년 -17.12%, 2023년 -4.15% 등의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단지별로 보면 새롬동 '새뜸1단지메이저시티푸르지오' 전용 84㎡는 폭등기 때인 지난 2020년 11월 9억3000만원까지 팔렸다. 지난해 10월에는 5억원대로 떨어졌고, 현재 6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다정동 '가온6단지중흥S-클래스센텀시티' 전용 108㎡의 경우 14억원(2020년 7월)에 거래됐으나 11억원으로 떨어진 이후 지난 4월에는 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S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세가 단기간이라도 회복을 못하고 약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과거 급등기때 대비 반값 이하 단지도 적지 않다”며 “특히 대형 평형의 경우 하락폭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일단 과거 집값 폭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외지인 등 투자 수요가 빠진 가운데 주요 수요층이 공무원들이 매매 대신 전월세를 택하는 것도 원인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전망에 대해서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세종의 경우 다른 지역 보다 급등과 급락의 진폭이 매우 큰 것이 특징으로 바닥권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오송 및 오창에서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데다 국회 세종 이전이 확정되면 바닥에서 벗어날 여지도 적지 않아 집 매수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반등 및 상승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세종은 외지인이 집값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곳”이라며 “서울 등 다른 지역과 달리 폭등 이후 집값이 계속 하락하는 것은 그만큼 과대 포장 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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