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한 방청객이 전 남자친구를 못 잊고 있다는 말에 "세상에 남자 진짜 많아"라고 조언을 하자, 방청객은 "그 사람은 하나잖아요"라고 답변했다. 이 말에 나온 대답이 온라인 숏폼 플랫폼을 통해 큰 화제를 모았다. 바로 말자 할매 캐릭터로 분한 코미디언 김영희의 입에서 나온 말, "그거 알아? 너도 하나야!"다. 이 말이 담긴 영상은 현재 다양한 외국어로도 번역돼 온라인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상황은 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너 중 하나인 '소통왕 말자 할매''에서 펼쳐졌다. '소통왕 말자 할매'는'는 녹화를 찾은 방청객들의 고민에 말자 할매 역 역을 맡은 김영희가 직접 즉문즉답을 해주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많은 방청객들의 실생활에 가까운 고민과 이를 사이다처럼 풀어주는 김영희의 순발력 있는 답변 능력이 어우러지면서 어느새 '개그콘서트'를 대표하는 코너로 자리 잡았다.
코너의 인기 덕분에 김영희 역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개그콘서트' 복귀 전 악플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음에도 코미디를 포기하지 않았던 김영희는 '말자 할매'로'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야말로 코미디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모두 뒤바꾸게 됐다.
지난 2021년 야구선수였던 윤승열과 결혼해,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다는 김영희.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다시 한번 '개그콘서트'에서 코미디언 김영희의 삶을 긍정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그를 【코미디언을 만나다】 마흔네 번째 주인공으로 만났다.
-'소통왕 말자 할매'가 '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걸 체감하고 있나.
▶일단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게 너무 좋다. 제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돈을 벌거나 다른 방송을 전전하는 게 아니지만 그걸 다 제외하고도 저에 대한 시청자분들의 시선이나 생각들이 좀 바뀐 것 같다. 그것에 대해서 저는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닌가 싶다.
-'개그콘서트' 부활 후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김상미 PD님에게 연락을 받았다. 저는 개그를 정말 많이 애정한다. 모두가 애정하겠지만, 저는 '개그콘서트'가 안 할 때도 계속 공연을 하고 있었다. 스탠드업 코미디도 지금 한 5~6년 차가 되어가고 있고, 그러던 찰나에 '개그콘서트'의 연락이 와서 되게 반가웠다. 나한테까지 연락이 올까 생각을 했는데 연락이 와서 처음부터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소통왕 말자 할매'는 특'는 특기인 스탠드업 코미디를 공개 코미디에 녹인 것인데, 본인은 한국에서 이 코미디가 생소할 때부터 시작하지 않았나.
▶되게 힘들 때 했었다. 물론 이것도 지금의 '피식대학' 친구들이 개척을 해놓은 상태에서 제가 그 친구들 공연을 보러 갔다가 '너무 매력있다'라고 생각했었다. 무대가 10분에서 15분 정도 주어지는데 너무 매력이 있더라. 어찌 됐든 저의 가장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스탠드업 코미디라서 강남에서 전단지를 돌리면서 관객들을 모셨다. 관객이 얼마 없어서 '오늘은 취소해야 되는 거야?'라고 말할 정도로 힘들게 시작한 장르인데 지금은 굉장히 잘 되고 있다. 지금은 종로에서 서울코미디클럽도 잘 되고 있는데, 이제는 '관객이 몇 명이야?'라고 안 물어도 될 정도로 만석으로 행복하게 진행하고 있다.(웃음)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어떤 신선함을 느낀 건가.
▶일단 스탠드업 코미디는 합을 안 맞춰도 된다. 또 제가 당시에 힘들었던 걸 개그로 스스로 희화화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막 엄청 희열을 느꼈다. 당시에 저에게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굉장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가면 몇만 원 정도 받고 하는데, 그냥 좋아서 하는 무대다. 그렇게 해서 나름의 단독쇼도 1시간 정도 해서 사비로 진행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고민상담이라는 제 장점이 있으니깐 스탠드업 코미디와 말자씨로 전국을 한 번 돌아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생각도 든다.
-말자 할매가 고민을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게 숏폼으로도 많이 편집이 돼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특히 전 남자친구를 못 잊는 사연녀에게 '너도 하나야'라고 외친 게 큰 화제를 모았지 않나.
▶그건 외국어로도 번역이 되어서 올라오더라. 사실 그전까지는 어떻게 웃겨야 된다라는 강박이 있었다. 어떻게든 고민 상담을 웃겨서 끝내야 한다는 강박이 심해서 막 안 풀리면 소리를 더 지르고는 했다. 사람들 중에서 '소리를 왜 그렇게 지르냐'라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분위기가 잘 안 풀리면 어떻게든 에너지를 올리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 용을 쓴 거다. 또 저는 일단 대본이 없으니깐 어떤 질문이 올지 모른다. (이별 후 전 남자친구를 못 잊겠다며 '그 사람은 하나잖아요'라고 한 방청객에게) '너도 하나야'라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 그때도 '너도 하나야'라고 말한 뒤에는 저도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를 정도였다. 근데 그때 반응이 좋은 걸 보고 '뭐야, 다 웃기지 않아도 되잖아?'라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마음이 너무 편해졌다. (전 남자친구 고민녀) 그분은 너무 감사해서 조만간 SNS에 올려서 DM이라도 보내달라고 하고 싶다. 아주 비싼 밥을 한 번 사드리려고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영희 편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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