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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악플, 내가 소각되는 느낌…♥윤승열 덕 힘내" [코미디언을 만나다]②

뉴스1

입력 2024.06.15 07:00

수정 2024.06.15 07:00

코미디언 김영희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 김영희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 김영희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 김영희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 김영희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 김영희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한 방청객이 전 남자친구를 못 잊고 있다는 말에 "세상에 남자 진짜 많아"라고 조언을 하자, 방청객은 "그 사람은 하나잖아요"라고 답변했다. 이 말에 나온 대답이 온라인 숏폼 플랫폼을 통해 큰 화제를 모았다. 바로 말자 할매 캐릭터로 분한 코미디언 김영희의 입에서 나온 말, "그거 알아? 너도 하나야!"다. 이 말이 담긴 영상은 현재 다양한 외국어로도 번역돼 온라인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상황은 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너 중 하나인 '소통왕 말자 할매''에서 펼쳐졌다.
'소통왕 말자 할매'는'는 녹화를 찾은 방청객들의 고민에 말자 할매 역 역을 맡은 김영희가 직접 즉문즉답을 해주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많은 방청객들의 실생활에 가까운 고민과 이를 사이다처럼 풀어주는 김영희의 순발력 있는 답변 능력이 어우러지면서 어느새 '개그콘서트'를 대표하는 코너로 자리 잡았다.

코너의 인기 덕분에 김영희 역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개그콘서트' 복귀 전 악플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음에도 코미디를 포기하지 않았던 김영희는 '말자 할매'로'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야말로 코미디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모두 뒤바꾸게 됐다.

지난 2021년 야구선수였던 윤승열과 결혼해,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다는 김영희.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다시 한번 '개그콘서트'에서 코미디언 김영희의 삶을 긍정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그를 【코미디언을 만나다】 마흔네 번째 주인공으로 만났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영희 편①에 이어>

-'개그콘서트' 복귀 전까지만 해도 한동안 악플로 많은 고생을 하지 않았나.

▶고생 많이 했다. 물론 이유 없는 악플은 없겠지만, 좀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개그콘서트'를 시작하고도 댓글을 안 봤다. '개그콘서트' 부활 후 첫방 때 다들 모여서 같이 봤다고 하더라. 감독님하고 치킨 시켜놓고 윤형빈 소극장에서 모여서 봤다고 하는데 저는 일이 있다고 거짓말하고 그 자리에서 빠졌다. 그 이유가 그때 라이브 채팅창을 열고 방송을 봤다. 그렇게 본 이후에 모 후배가 와서 저에게 위로를 해주더라. 근데 이게 안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당시의 분위기를 다시 알게 되니 다시 힘들어지기도 했다. 저한테 DM으로 '제발 빠져주는 게 후배들을 돕는 거다'라는 메시지가 오기도 했다. 근데 후배들이 엄청 저를 챙겨줬다. 그 친구들이 고맙다고 카톡을 보내주고 했던 걸 보면서 버틴 것 같다. 후배들이 저를 안 챙겨줬으면 또 저는 멘탈이 약해서 '그래, 내가 나가야 얘들한테 도움이 되는 거야'라고 생각해서 그냥 나갔을 거다.

-악플이라는 게 마음을 갉아먹는 느낌이 아닌가.

▶정말 나라는 사람이 소각이 되는 느낌이 있다. 사람도 한계라는 게 있지 않나. 댓글을 읽지 않더라도 DM으로 보내는 사람이 있다. 요새는 말자 할매로 고민이 많이 와서 한 번씩 열어서 답해드리면서 DM을 보게 되는데, 지금은 악플이 적어졌어도 초반에는 욕을 보내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힘들었던 기간 중에 남편인 윤승열을 만나게 됐는데.

▶저에게는 완전 행운이었다. 남편이 완전 초 울트라 긍정적인 사람이라 더욱 그렇다. 지금 '개그콘서트'를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정범균 선배와 후배들의 응원 문자였다면 지금 제가 살아있는 건 이 사람이 한 몫을 했다했다. 저는 스탠드업 내용 중에서도 제가 정말 안 좋은 생각까지 한 것들을 희화화해서 방송에서는 하지 않지만 공연장에서는 하고는 하는데, 정말 이 사람을 안 만났더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다.

-힘든 시간 속에서 그걸 어떻게 극복하려 했나.

▶처음에는 극복을 하려했다. 막 엄청 애를 썼던 것 같다. 근데 그게 내 살이 찢어지는 느낌이더라. 오히려 극복을 하려다 보니깐 바뀌는 건 없고 나만 고통스러운 거였다. 그래서 그냥 놓았다. 그냥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았던 것 같다. 모두가 생각하는 게 다 정답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삶에 대한 것도 다 정답은 아니다. 그냥 그걸 가져와서 내 스타일로 만드는 거다. 그래서 어찌 됐든 많은 일들을 겪다 보니깐 그 어떤 사람의 말도 도움이 안 되더라. 근데 되게 힘들 때는 '결국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을 믿지 않았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깐 그때보다는 많이 힘들지 않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라는 느낄 수 있더라. 그래서 극복하려 하지 않았다. 얼마 전에도 고민 상담 행사를 갔는데 학창 시절에 괴롭힘을 당한 게 5년이 지나도 안 잊힌다는 사연자가 있었다. 그래서 제가 '그걸 잊으라고 하는 건 사악하다, 왜 잊어?'라고 했었다. '그 고통을 잊지 말고 대신 그거를 너를 발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쓰라'고 했다. 다른 전문가 선생님과는 반대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저는 극복하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김영희에게 코미디란 무엇인가.

▶그냥 숨 같다. 숨 쉬는 것 같은 거다. 사람들은 숨 쉬는 거에 대해서 생각을 잘 안 하지 않나. 그냥 숨을 가볍게 생각한다. 저한테 코미디도 그런 거다. 그냥 가벼운 거다. 큰 무게를 두지 않고 깔깔하고 웃는 가벼운 숨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저는 코미디를 안 하게 되면 숨이 끊기는 느낌이다. 일상의 가장 큰 게 끊기는 느낌이어서 중의적인 면에서 숨 같은 거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코미디를 어떻게 봐주셨으면 하나.

▶그냥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재밌어야 보는 거다. 인터넷도 발달했고 그래서 릴스, 쇼츠로 봐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조금이라도 좋으니 '개그콘서트'를 손톱의 거스러미처럼 뜯지 말고 달고 있으면 좋겠다.
어떤 매체를 통해서 '개그콘서트'를 접해도 상관없다. '개그콘서트'가 지금 유일한 웃음의 장이다.
관심을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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