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보험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여성...보험硏 "주담보 중심·연령대별 특화상품 개발해야"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6 12:05

수정 2024.06.16 12:05

KIRI 리포트 '여성 특화 건강 위험'
여성 보험 가입 수요 지속 증가
초혼 및 평균 출산 연령도 지속 상승
암 발생 연령 점차 빨라져...산후우울증 환자 수 증가도
"보험사, 빠르게 변화하는 여성 보장 수요에 대응해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서울우먼업 페어를 찾은 참관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서울우먼업 페어를 찾은 참관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과거보다 향상되면서 보험소비자로서의 역할 및 보장 수요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이에 최근 보험회사들이 여성의 보장 수요에 부합하는 여성 특화 보험상품을 출시·판매하고 있는데, 여성의 보험 가입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데다가 최근 출시된 여성 특화 보험상품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주담보 중심의 여성 특화 보험상품 및 연령대별 특화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16일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홍보배·김성균 연구원은 KIRI 리포트 포커스 '여성 특화 건강 위험'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선임연구위원과 홍 연구원, 김 연구원에 따르면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경제력과 구매력이 향상됐으며 과거에 비해 여성의 위험 노출 빈도가 증가하는 동시에 위험의 종류 또한 다변화하면서 늘어나는 보장 수요를 충족시킬 보험상품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연구원 제공
보험연구원 제공

실제로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 20년간 70%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1년 49.4%에서 2023년 55.6%로 6.2%p(포인트) 증가하며 증가율 측면에서 남성을 앞질렀다.

성향 측면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이 의료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으며, 남성보다 강한 위험회피 성향 등의 이유로 여성의 보험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2030세대에서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보험 관리·비교 플랫폼 기업인 해빗팩토리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시그널플래너’를 통해 유입된 2030 청년 이용자들의 보장성 보험 가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315만여개(중복 포함)의 보험 가입 건수 중 여성이 보험료를 납입 중인 상품 수는 전체 보험 가입 건수의 60%가 넘는 1422만여개로 집계됐다.

다양한 사회·구조적 원인으로 인해 여성의 초혼 연령과 평균 출산 연령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불임 및 난임, 노산에 따른 기형아 출산 위험 등에 노출될 위험성이 증가한 것 또한 여성 특화 건강보험의 성장배경 중 하나다. 실제 여성의 초혼 연령은 지난 1990년 24.8세, 2010년 28.9세, 2023년 31.5세로 23년 사이 6.7세 증가했으며 평균 출산 연령도 2011년 31.4세에서 2022년 33.5세로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35세 이상의 노령 산모 비중은 2011년 18.0%에서 2022년 35.7%로 11년 사이 약 두 배 증가했다.

보험연구원 제공
보험연구원 제공

나아가 식습관·환경적 요인 등의 원인으로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암의 발생 연령이 점점 앞당겨지고, 발생자 수 및 발생률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여성암을 집중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산후우울증 환자 수 증가 영향으로 산모의 정신건강에 대한 보장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최근 판매되고 있는 여성 특화 건강보험상품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유방암(수용체 타입) 진단비 특약, 산후우울증 치료비 특약 등의 여성 특화 특약과 출산을 장려하는 가임력 보존서비스, 난소나이 측정(Anti-Mullierian Hormone; AMH) 검사 서비스 등의 여성 특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여성 특화 건강보험상품은 대부분 특약의 형태로 △여성암 △유방 △갑상선 △자궁 △여성 생식기 관련 질환 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만성질환이 있는 유병력 임산부도 가입 가능한 임산부 전용 보험상품도 출시됐다. 최근 생명·손해보험회사들은 각각 운전자보험, 종신보험에 여성을 위한 건강 관련 담보를 탑재하기도 했다.

향후 여성 특화 보험시장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측되나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여성의 보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보험상품의 연구·개발이 계속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 선임연구위원과 홍 연구원, 김 연구원은 "빅데이터 분석 등 데이터를 활용해 여성에게 필요하지만 제공되고 있지 않은 보장 공백을 발굴하고 보험상품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행 여성 특화 보험상품은 특약 및 서비스 중심으로 담보가 제공되기에 원하는 여성 특화 담보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보험료가 요구될 수 있으므로 주담보 중심의 여성 특화 보험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20·30대 여성의 보장 수요는 불임 및 난임, 여성 암, 산모 관련 질환 등에 집중돼 있으며 40·50대 여성은 갱년기 우울증, 골다공증, 요실금 등에 보장 수요가 있어 여성의 연령대별로 보장 수요를 세분화, 연령대별 특화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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