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화 조달 창구 확보...기업조달 지원효과
각국 중앙은행, 국제기구 등 중심 안정성 강화
각국 중앙은행, 국제기구 등 중심 안정성 강화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13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한다.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을 위한 대행기관 선정 및 발행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16일 이를 공식화했다.
선정된 대행 기관은 KDB산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 크레디아그리콜, HSBC 등 5개 투자은행이다. 5년 만기 달러채(13억달러 한도)로 발행된다. 통상 발표 후 2~3주 이내 발행을 시작한다.
미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외평채 발행 재개는 '정기적인 채권 발행자' 지위를 확립하겠다는 취지다. 외평채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정부의 외화 조달 창구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외평채 발행은 국내 기업들이 보다 낮은 금리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도록 준거금리(벤치마크)를 제시하는 기능도 있다. 최근 국내기업·금융기관의 외화 채권 발행은 순증을 거듭하고 있다. 1~5월 기준으로 2021년 227억달러였던 외화채는 2022년 235억달러, 지난해 247억달러를 지나 올해 253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 발행 때는 처음부터 목표 금리를 명확히 제시해 주 발행·투자자를 모두 각국 중앙은행, 국제기구 등 국가·국제기관급인 'SSA(Sovereigns, Supranationals & Agencies)'로 채워 발행 방식을 선진화한다. 기존 아시아 자산운용사 위주였던 우리 외평채에 대한 관심이 유럽·영미권의 SSA 우량 투자자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량 투자자 유치를 통해 위상이 높아질 경우, 향후 외평채를 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해 채권 가격을 올리는 것(채권금리는 인하)도 가능하다. 투자 수익을 위한 잦은 거래보다는 장기간 보유를 선호하는 SSA 투자자들의 특성상 발행 이후 외평채 금리의 안정성도 개선할 수 있다.
SSA는 다른 국내기관 채권 투자수요를 흡수하는 '구축효과'의 우려도 적다. 오히려 외평채를 구매해온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늘어나며 국내기관들이 보다 손쉽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갖게 된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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