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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고물가·고금리로 하반기에도 경영 불확실성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들이 잇따라 전략회의를 열고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한다. 재계 총수들이 해외 출장을 통한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강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가운데, 전사적으로 이를 구체화하고 지원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18일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각 부문장 주재로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회의에서는 사업 부문별·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하반기 사업 목표와 영업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올해 DX 부문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모바일경험(MX) 사업부, 19일 생활가전(DA)·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20일 전사 등 순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사업부별 중점 추진전략과 지역별 목표달성 전략,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 활성화 전략 등을 논의한다.
전영현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반도체(DS) 부문은 오는 25일 글로벌 판매전략회의를 연다. 화성사업장에서 12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DS부문은 지난해 15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진이 겹치며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최근 부문장이 교체된 만큼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강도 높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2주간 미국 출장을 통해 메타와 아마존, 퀄컴 등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만큼, 이를 구체화할 사업 계획 도출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현대차·LG그룹, 하반기 전략 모색
SK그룹은 오는 28∼29일 이틀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이 참석해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SK 고유의 경영 철학인 'SKMS' 실천과 확산 방안을 중점 논의한다.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한 SKMS는 SK그룹의 경영 체계로, 'SK의 경영 헌법'으로도 불린다.
기존 확대경영회의에서 명칭을 바꾼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와 더불어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중요 연례행사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참석해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리밸런싱 작업 방향성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 6일 대만을 찾아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 이사회 의장인 웨이저자 회장 등을 만나 AI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일주일가량 상반기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글로벌 전략을 수립한다. 두 회사 CEO들의 주재 아래 권역본부장들과 판매, 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해 주요 시장별 전략을 점검한다.
LG그룹은 4대 그룹 중에 가장 앞선 지난달 초부터 2주간 구광모 회장 주재로 전략보고회를 열고 LG전자와 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와 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했다. 이번 전략보고회에서는 인공지능(AI)과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매년 상반기에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를, 하반기에는 경영실적과 다음 해 사업계획을 중심으로 고객 가치 제고와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 등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를 열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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