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 구성 협상 대치 장기화
우원식 의장 '합의가 우선'..17일 본회의 불투명
한덕수 총리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
우원식 의장 '합의가 우선'..17일 본회의 불투명
한덕수 총리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
'반쪽 국회' 장기화에 각종 민생법안에 대한 논의 시기가 늦춰지는 등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野 "17일 구성 완료" vs 與 "원점 재협상"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원 구성 시한을 이날로 제시하고 여야 협상이 끝내 무산될 경우 남은 상임위원장직 7개에 대한 표결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17일) 본회의 개최를 요청한 상태"라며 "어제까지 상황을 봤을 때 여야 간 새로운 협의, 의견 진척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이 원점에서 협상을 다시 시작하자며 공개토론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국회 발목을 잡겠다는 몽니"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국회법 어디에도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해도 된다는 규정은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의 국회' 이곳에서 국회가 멈춰 섰다"면서 "만약 '이재명 대표 구속'을 막기 위한 방탄 활동이 아니라면 공개토론을 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앞서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를 단독 구성하자, 이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 하고 있다. 민주당은 11개 상임위를 즉시 가동해 '반쪽 상임위'를 운영하고 있다.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한 점검이 시급한 만큼, 국회법대로 상임위를 열고 민생 해결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은 전날에이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장 이 본회의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강 대변인이 "불가피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이번주 안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는 게 목표"라고 밝힌 만큼, 여야가 추가 협상을 거친 후 오는 20일쯤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대통령실도 "국회, 대화·타협이 기본"
이런 가운데, 전날 진행된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에 대한 질타와 우려가 쏟아졌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8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지금 다수당인 야당이 마치 국회의 모든 의석을 차지한 듯한 전횡이 이뤄지고 있고, 입법 독주·독재가 눈앞에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우리 정부와 여당은 헌정사상 국정에 가장 비협조적인 거대 야당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정국 상황에 대해 한탄하거나 남 탓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정부와 대통령실도 국회의 극한 대치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같은 자리에서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갈등이 심화할 때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하루속히 국회가 정상화되고 정부와 국회가 머리를 맞대 산적한 민생 현안을 해결해나가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5선 중진 출신인 정 비서실장은 "국회법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주의 본령이 그 기본정신"이라며 '관례·합의보다 국회법이 우선'이라는 민주당의 기조를 꼬집었다.
한치 양보 없는 양당의 기싸움 지속에, 제3지대 정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민규 개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권력자들의 눈칫밥에 곤란해하는 건 사이에 낀 관료들이지만, 극심한 피해에 시달리는 건 국민이다. 장외에서 국회 의사 일정 거부로 일관하는 여당과 단독 상임위를 고집하는 야당 모두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며 여야 모두를 질타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