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영업익 2배 이상 기대"
화주들 "물건 실을 자리도 없어"
화물 성수기 3분기도 오름세 전망
화주들 "물건 실을 자리도 없어"
화물 성수기 3분기도 오름세 전망
지난해 말 시작한 홍해 사태 장기화와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해운 운임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업계는 실적 청신호가, 화주업계는 적신호가 켜졌다. 업계는 3·4분기 전통적인 화물 성수기가 도래하는 만큼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6월 2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379.22포인트로 지난해 초 1061.14포인트 대비 218.5% 급등했다.
SCFI가 3000포인트를 넘은 것은 2022년 이후 19개월 만이다. 5월 마지막 주 3044.77포인트였던 SCFI는 1주 만에 60포인트, 2주 만에 194포인트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2005년 12월부터 수출하는 15개 항로 운임을 반영한 지수로 대표적인 해운 운임 지표로 꼽힌다.
SCFI가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는 △홍해사태 지속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파나마 운하 가뭄 △글로벌 컨테이너화물 성수기 도래 등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홍해사태 지속에 있다. 홍해사태는 지난해 10월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 정파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지원을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많은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이집트의 운하) 통행을 못하다 보니, 우회를 하면서 선박 운항일수가 길어졌고 화물 운임이 뛰었다"며 "전쟁 지속이라는 불안정한 요소 때문에 운임이 오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도 해운 운임 가격에 불을 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내 중국산 전기차, 철강·알루미늄 등에 부과하는 관세를 일정 부분 높이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전에 중국 수출 물동량을 최대한 늘리려는 움직임으로 운임이 오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파나마 운하 가뭄 지속, 전통적인 성수기 도래도 해운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다.
해운업계 실적에는 파란불이 들어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대표 선사 HMM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55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5% 이상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매출도 28% 이상 증가한 2조7327억원으로 예측했다.
반면 화주업계는 울상이다. 화주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짧은 시간 너무 많이 올라 (화주)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도 문제지만, 배에 물건을 실을 자리도 넉넉지 않은 상태"라고 토로했다.
해운업계는 하반기에도 운임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변수가 있지만 3·4분기는 해운 화물 물량이 많은 성수기"라며 "현재는 운임이 유지되거나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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