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퇴마한다며 장모에 불붙은 휴지 던진 사위…'존속살해미수' 2심도 무죄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8 10:17

수정 2024.06.18 10:17

재판부 "살인 고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만 유죄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폐암으로 입원한 장모에게 불붙은 휴지를 던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존속살해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1부(정재오·최은정·이예슬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유죄로 보면서도 존속살해미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라이터로 휴지에 불을 붙인 뒤 장모에게 던져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환자의 가족이 장모를 구조한 덕분에 장모는 머리에 화상을 입는 데 그쳤다.


A씨는 "퇴마의식을 하는 과정에서 휴지를 공중에 날린 사이 장모가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불이 번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휴지에 붙은 불이 피해자나 주변 침대 및 이불 등에 옮겨붙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라며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살인 의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존속살해미수 혐의는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만약 피해자를 살해하려 했다면, 보다 은밀한 다른 방법을 강구하거나, 강력한 인화물질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했을 것"이라며 "살인의 고의를 갖고 불을 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2심도 피고인이 방화 후 불길을 더 빨리 번지도록 하기 위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점, 제3자가 병실에 들어와 불을 끄지 못하게 막는 행위가 없던 점 등을 들어 존속살해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