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카카오벤처스가 국내를 넘어 미국에서도 AI 투자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생성형AI 솔루션이 쏟아지고 있지만, AI 서비스가 실제 이용자가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19일 카카오벤처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AI를 도입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AI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리소스, 인프라, 일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결과물 생산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카카오벤처스의 분석이다.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선임 심사역은 지난 18일 마루360에서 열린 카카오벤처스 KV 브라운백 미팅에서 "카카오벤처스는 지난 10여년간 국내 그 어떤 투자사보다 AI 투자에 적극적이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에서도 투자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벤처스는 국내를 넘어 미국에서도 투자를 확대 중이다. 카카오벤처스가 투자를 단행하며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있는 AI 분야로는 △물류 자동화를 위한 트럭 자율주행 △AI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전처리 및 활용 △기업의 CS를 효율화하는 똑똑한 생성형 AI 챗봇 △물류센터 오더 피킹을 효율화하는 자율주행로봇 ㅍ3D에셋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AI △AI 모델의 성능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반도체 △비정형 음성을 포착하고 분석하는 AI △암 병변을 진단하고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AI △신약개발을 위한 효율적인 단백질 물질 분석 △건물 냉난방기 제어를 통한 전기비 절감 △VFX를 쉽게 다룰 수 있는 AI 등이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을 타깃 하는 버티컬 AI 솔루션, AI를 기반으로 더 똑똑해진 로봇과 제반 인프라, AI의 퍼포먼스를 높여주고 비용은 줄여주는 하드웨어 분야의 스타트업을 향후 투자처로 거론했다.
이를 위해 현지의 다양한 예비창업자를 만나 장기적인 투자도 확대 중이다. 카카오벤처스가 접촉 중인 곳으로는 MIT, 스탠퍼드 대학, 칼텍, CMU, 버클리 등 미국 유수의 대학 캠퍼스를 비롯해 미국 동서부 엔지니어 및 연구자, 빅테크 및 스타트업 종사자 등이다.
다만 신 심사역은 투자자의 관점으로 볼 때, 현재 생성형AI 솔루션이 실제 완전한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어 투자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가장 큰 이유는 AI 솔루션이 만들어내는 결과물과 이용자가 머릿속에서 그리는, 희망하는 결과물 사이에는 20%의 간극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신 심사역의 설명이다. AI로 그림이나 텍스트 등 무엇인가를 생성한다고 했을 때, 실제로 받아든 결과물과 원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다. 즉, 현재 생성형AI의 결과물은 실제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의 80% 수준 밖에 얻을 수 없다는 의미다.
신 심사역은 "기업을 위한 AI 솔루션은 아직 갈 길이 멀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솔루션이 드문 이유"라며 "이 간극으로 인해 이용자 이탈이 발생하고, 이는 데이터 확보 문제로 이어지면서 결국 솔루션 자체의 성능이나 활용도 저하로 이어진다"고 봤다.
그는 "예를 들어 이미지 삽화를 만들 때 일정 부분은 AI를 사용하고, 일정 부분은 이용자가 기존 방식 등으로 직접 해결한다면 데이터 확보가 완전치 않다는 의미"라고 했다.
신 심사역은 그 이유로 △AI가 사람처럼 사고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점 △기업 안팎에 수많은 비정형 멀티 모달 데이터가 존재하나 이를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하는 어려움 △버티컬에 특화될수록 AI 솔루션의 가치를 증명하고 기술과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점을 꼽았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