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테슬라 급등했는데 왜이래"...에코프로비엠, 어디까지 추락하나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9 05:00

수정 2024.06.19 05:00

에코프로비엠 포항1공장 준공식. 뉴스1
에코프로비엠 포항1공장 준공식.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증시 주도주로 이름을 날렸던 에코프로비엠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등에 올해 들어 주가가 30% 넘게 추락했다. 전기차 시장 자체가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며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일보다 3.67% 하락한 19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출발한 에코프로비엠은 장중 20만원선까지 올라섰지만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특히 간밤 뉴욕증시에서 글로벌 2차전지 대장주 테슬라가 급등했지만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17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서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FSD를 테스트할 수 있는 승인을 받으면서 전날 대비 5.3% 오른 187.44 달러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1일 186.60 달러 이후 약 4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며 200% 급등했던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28만원선이었지만 33% 넘게 떨어지며 10만원대까지 추락한 모습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0% 넘게 하락했음에도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여전히 고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지난 17일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했다. 현 주가보다 25%가량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목표가를 내린 주 이유는 '실적 하향'이다.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판매 감속으로 실적 후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2·4분기 에코프로비엠의 예상 영업적자는 78억원이다. 석 달 전엔 영업이익 431억원으로 점쳐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감소다. 연간 예상 영업이익 역시 1140억원으로 3개월 전 2419억원보다 2배 가까이 줄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판매 감속을 감안해 에코프로비엠의 2024~2030년 양극재 판매 추정치를 기존 대비 연평균 약 15% 하향한다"며 "삼성 SDI 의 공백을 대체할 다른 고객을 빠른 시일 내에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 지원 정책이 후퇴하는 등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적 전망이 어두운 점도 불안 요인이다.
외신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최근 하원 공화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내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정책을 철회할 것"이라며 "배터리와 전기차에 대한 모든 의무는 미친 짓"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유럽연합(EU)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는 등 산업 전망이 불투명한 분위기다.


한 연구원은 "EU의 보수화된 정치 지형, 바이든 정부에서 행한 연비규제 약화로 중장기 전기차 전망이 후퇴했기 때문에 에코프로비엠의 목표가를 하향할 수 밖에 없다"며 "전방산업의 전망이 후퇴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양극재와 일부 소재업체들은 세상에 없는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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