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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재건축 40년 걸린다는데… 순환방식 정비 이대로 괜찮나 [부동산 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8 18:32

수정 2024.06.18 19:39

성남 구시가지 사업 시작 20여년
입주 단지 5곳 불과 22곳 진행중
정부, 1기 신도시 동일방식 추진
공사비 인상 겹쳐 지연 속출할듯
"분당 고밀개발 1~2곳 수준 예상"
분당 재건축 40년 걸린다는데… 순환방식 정비 이대로 괜찮나 [부동산 아토즈]
경기 성남시 수정·중원구 등 구시가지 일대는 곳곳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중이다. 이곳은 순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순환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0년대초부터 사업이 시작됐지만 10곳 중 8곳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는 1기 신도시 노후 재건축도 이같은 '순환방식'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18일 성남시와 부동산인포 등에 따르면 순환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추진중인 성남 구시가지의 경우 20년 넘게 흘렀지만 입주 단지는 5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순환방식의 경우 이주시기 조절 등 장점도 있지만 가장 큰 단점은 사업기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것"이라며 "성남의 사례가 대표적인 예이다"고 말했다.


부동산인포 분석에 따르면 성남에서 개발이 추진중인 곳은 27곳 6만6000여가구에 이른다. 이 중 20여년이 넘었지만 현재 입주한 곳은 5곳 1만7000여가구다. 권 팀장은 "성남 정비사업 구역 가운데 아직도 22곳 4만9000여가구가 사업을 진행중"이라며 "개발이 마무리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성남시는 원주민 이주와 정착을 높이고 일괄 전면 철거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선 이주' 단지를 먼저 마련해주는 순환방식 정비사업을 택했다. 2000년대초부터 시작했고, 총 3단계에 걸쳐 순차적으로 개발에 들어가 2018년에는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2024년 현재 정비대상 구역의 80% 가량이 아직도 진행중이다. 시 관계자는 "이주단지 조성, 계획수립 지연, 예산부족 등 다양한 사유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2년 9월에 입주한 수정구 '단대푸르지오'의 경우 2005년 11월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약 7년 가량 소요됐다. 반면 2022년 9월에 입주한 중원구 '하늘채랜더스원'의 경우 정비구역지정일(2008년 11월)로부터 약 14년이 소요됐다. 후발 주자일수록 사업 완료 때까지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다른 대규모 정비사업과 비교해도 속도가 늦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02년 1기 뉴타운으로 길음, 왕십리, 은평 등을 지정했다. 총 10개구역으로 사업이 진행된 길음뉴타운도 5구역을 제외하고는 사업이 마무리 됐다. 왕십리와 은평 뉴타운 역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했다.

전문가들은 순환방식으로 추진되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역시 성남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선도지구에 대해서는 오는 2027년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순환방식 일환으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뒤 이를 반영해 순차적인이주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1기 신도시를 순환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개발이 완료되려면 40년도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굳이 순환방식을 강제하지 않아도 단지별로 사업 속도가 다 다를 수 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분산이 된다"고 말했다.

치솟는 공사비도 변수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공사비로 인해 사업을 하고 싶어도 지연되는 단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고밀개발이 가능한 곳은 분당에서 1~2곳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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