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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안좋아 직업고 택한 여고생의 '반전' 수학 실력 화제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9 07:10

수정 2024.06.19 08:31

수학 문제 푸는 장핑. 사진 CCTV 캡처
수학 문제 푸는 장핑. 사진 CCTV 캡처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직업고등학교 학생이 최근 열린 글로벌 수학경시대회에서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중국 베이징대·칭화대 출신과 나란히 결선에 진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중국신문주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동부 장쑤성 롄수이중등직업전문학교에 다니는 여고생 장핑(17)은 지난 13일 정보기술(IT)기업 알리바바가 개최한 글로벌 수학경시대회 예선에서 93점을 받아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 진출자 801명 가운데 12위 성적이다.

이번 대회 결선 진출자는 17개 국가·지역에서 온 총 801명으로 평균 연령은 22세였다. 이 중 상위 30명 명단에서는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케임브리지대와 MIT, 베이징대, 칭화대 출신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장핑은 중학교 시절에도 수학 실력이 뛰어났지만 고등학교 입시 점수가 좋지 않아 직업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나 롄수이전문학교 입학 후 처음 치른 수학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교사의 눈에 띄었고, 이후 교사의 도움을 받아 대학 수준의 수학 과정을 독학으로 이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선 진출자 가운데 한명인 싱가포르 고교 수학교사 옌쥔은 “나는 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내내 수학을 공부했는데, (장핑이 받은) 93점에는 절대 이를 수 없다"라며 "천부적 재능”이라고 평가했다.


야오이쥔 상하이 푸단대 수학과학학원 교수는 “국내 수학 전공 학생의 95%가 제한 시간 안에 장핑 수준의 답안을 써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장핑의 수학 실력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에서 직업전문고교·대학은 종종 '실패한 학생들이 가는 곳'이라는 오명을 쓴다"며 "지난 며칠 동안 네티즌들은 그의 수학 재능에 충격을 받으면서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명문 퉁지(同濟)대학과 장쑤대학 등은 웨이보(중국판 엑스) 공식 계정을 통해 장핑의 입학 지원을 환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장핑은 "나는 이런 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곤 했다"며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각국 대학과 기업 563팀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으나 한 팀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올해 6회째를 맞는 알리바바 수학경시대회는 최초로 AI 기반 참가자의 응시도 허용했다.


대회 공식 통계에 따르면 AI팀들의 평균 점수는 18점으로 인간의 평균 점수를 웃돌았으나, 최고 점수는 34점에 그쳐 인간 최고 점수 113점에 한참 못 미쳤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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