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시츄에이션 부실자산 등에 투자
[파이낸셜뉴스] '자본 시장 큰 손'으로 불리는 우정사업본부가 3000억원을 파인트리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에 맡긴다. 국내 NPL(부실채권) 전략 펀드를 통해서다.
우정사업본부가 NPL 투자에 나선 것은 이전 투자에서 얻은 경험 때문이다. 2007년 세계금융위기와 2009년 두바이 파산,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후 NPL 시장이 확대되자 우체국예금은 2012년 국내 부동산 NPL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2017년에는 자동차 부품사 등 중후장대 산업이 어려워지자 2018년에는 유진자산운용,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해 2000억원을 NPL에 투자했다. 우체국금융은 2019년에는 2억달러를 해외 NPL에 투자키도 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3000억원 규모 국내 NPL 전략 펀드 위탁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에 파인트리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을 선정했다. 2018년 위탁운용사로 선정 후 재선정이다. 유진자산운용의 경우 5095억원(병행펀드 포함) 규모로 조성한 NPL펀드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 투자자(LP)로 우정사업본부(우체국예금 1000억원, 우체국보험 1000억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우정사업본부의 국내 NPL 전략 펀드는 우체국예금 2000억원, 우체국보험 1000억원 출자다. 운용사 2개를 선정, 펀드별로 1500억원(우체국예금 1000억원, 우체국보험 50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 대상은 일반담보부채권, 특별채권, 스페셜 시츄에이션 부실(예정) 자산 및 부실채권 관련 유동화증권 등이 위주다. 목표 수익률은 순내부수익률(Net IRR) 기준 7% 이상이다. 최종 펀드 규모도 2000억원 이상여야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실질가치 대비 낮은 가격으로 NPL을 인수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국내소재 자산에 대한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 투자기회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NPL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된 대출채권이다. 부동산 담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있는 담보부실채권 등이다. NPL 전문투자사는 금융사로부터 NPL을 싸게 사들여 구조조정한 다음 높은 가격에 팔아 수익을 올린다. 은행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을수록 NPL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NPL 투자는 싼 값에 사서 경기회복 국면에서 이익을 노리는 것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2007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통했던 투자전략이기도 하다"며 "파인트리자산운용은 2009년에 출범한 부실채권 투자 전문 운용사로 명성을 떨쳤다. 2018년 국민연금은 파인트리자산운용을 NPL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 2000억원을 위탁했다. 유진자산운용의 기존 NPL 펀드인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는 거의 소진된 상태다. 우정사업본부 외 투자자로 새마을금고,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현대캐피탈 등이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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