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지털 금융문해력, OECD 평균보다 10점 낮은 43점
고령층 디지털 정보화 수준 70.7%에 그쳐
핀테크·보험·카드·캐피탈 등 2금융권 전방위적 노력
전문가들 "고령층의 근본적인 두려움 해소해야"
[파이낸셜뉴스]한국 금융권의 디지털 발전 속도를 고령층은 쉽게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핀테크·보험·카드·캐피탈 등 2금융권은 고령층 디지털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교육사업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노력을 넘어 디지털 전환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층 디지털 정보화 수준 70.7%에 그쳐
핀테크·보험·카드·캐피탈 등 2금융권 전방위적 노력
전문가들 "고령층의 근본적인 두려움 해소해야"
■韓 디지털금융 문해력 OECD 평균보다 '10점' 낮아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 디지털금융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전국 18~79세 성인을 대상으로 금융문해력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 디지털 금융문해력은 OECD 평균(53점)보다 크게 낮은 43점에 그쳤다. 4대 정보취약계층 중 하나인 고령층의 영향으로 평균 금융문해력이 낮아졌다는 분석인데, 실제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2023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70.7%에 불과해 다른 취약계층인 장애인(82.8%), 저소득층(96.1%), 농어민(79.5%)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령층의 금융범죄 피해도 극심하다. 금융감독원 통계를 살펴보면 2022년 말 기준, 60대 이상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673억 원으로 전체 세대 중 46.7%를 차지해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에 2금융권은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0월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 교육 지원을 위해 30억원의 기금을 조성, 첫 번째 사업으로 카카오임팩트·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와 시니어 맞춤 디지털 금융 교육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 클래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개 지역에서 시범교육을 성료한 후 2년차인 올해부터는 정규교육과정과 함께 강사양성과정을 추가 개발, 교육 지원 지역을 수도권 13개 지역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4월 강사양성과정을 통해 52명의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클래스의 디지털 금융교육 강사인 '페이티처'를 선발하고 6월부터 두 달 간 25개 이상의 지역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해 시니어 맞춤 디지털 금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강사 양성 과정과 강사 기회 또한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제공함으로써 시니어 디지털 금융 접근성 향상 뿐만 아니라 시니어의 사회참여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화재도 지난해 업계 최초로 ‘큰글씨 모드’, ‘대화형 메시지’ 등을 탑재한 '시니어 친화형 모바일 서비스'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큰글씨 모드'는 한 화면에 한 가지 기능만 적용해 큰 글씨와 충분한 여백을 제공하며, 메뉴 버튼 또한 크게 만들어 실수로 잘못 누를 가능성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신한카드는 생활경제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아름인 금융 프렌드’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범죄예방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디지털 금융체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앱 설치 없이도 스마트폰(모바일 웹)이나 PC에서 쉽게 실생활과 밀접한 △간편 결제 △키오스크 △피싱 범죄 예방 등의 체험을 반복해 고령층 안전한 금융거래와 금융 편익을 제고하고자 했다.
현대캐피탈은 ‘시니어 디지털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그램을 수료한 시니어 디지털 인턴들로 하여금 현대캐피탈이 지방자치단체와 진행하는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의 보조강사로 활동하도록 돕고 있다.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65세 이상의 고객이 대출을 신청할 경우, 사전에 동의한 가족이나 친지 등 해당 고객이 지정한 관계자에게도 문자메시지 등으로 대출 신청 사실을 알려주는 '고령자 지정인 알림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실수도 만회 가능한 시스템·고령층과 '동행' 하려는 인식 必
전문가들은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서비스 제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발 더 나아간 디지털금융 문해력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고령층이 클릭 또는 터치 실수를 했을 경우 처음 단계로 되돌아가서 설정할 때도 실수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며 "실수를 하더라도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금융문화가 디지털 국면으로 완전히 전환된 시점인데, 고령층은 '숫자를 잘못 눌러서 금액이 많이 나가지 않을까',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을까' 하는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근본적인 두려움이 많은 계층"이라며 "시나 구별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모의 훈련하는 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 숙달되도록 돕고, 금융사들 또한 고객이 변화한 금융거래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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