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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회의에도 클린스만 후임은 '오리무중'…위약금‧시간 부담 김도훈 급부상?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9 15:24

수정 2024.06.19 16:13

축구협회 "12명에 대한 평가 마치고 다음 회의서 5명으로 압축"
국내외 감독 모두 12명에 포함
클린스만 위약금 부담, 외인 감독 영입에 회의론 등장
성과냈고 현재 소속팀 없는 김도훈 감독에 쏠리는 눈길
축구협회 "앞으로 모든 협상과정 비공개"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 경기에서 김도훈 임시감독이 선수들을 보며 손뼉을 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 경기에서 김도훈 임시감독이 선수들을 보며 손뼉을 치고 있다. 사진=뉴스1

무려 9번이나 회의를 했지만 최종 후보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미 대한축구협회가 약속한 5월은 한참 지났고, 임시감독으로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끝마쳤음에도 외국인 감독의 윤곽은 오리무중이다. 그 사이에 한국이 노렸던 감독들은 차례로 다른 나라와 계약을 하고 있다. 최종 3차 예선 첫 경기가 9월 초에 열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대한축구협회가 새 대표팀 사령탑 후보 12명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 곧 5명 안팎의 최종 후보군이 추려질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8일 오후 2시께 서울 모처에서 새 감독 선임을 위한 9차 회의를 비공개로 열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앞서 3일 열린 회의에서 12명의 감독 후보군을 추린 가운데, 이날 회의에서는 5시간 동안 이들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최종 후보는 역시 도출되지 못했다. 10번째 회의에서 최종후보가 도출된다고 한들 그것이 곧 선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종 협상 과정 및 몸값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제시 마쉬 감독 / 사진=연합뉴스
캐나다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제시 마쉬 감독 / 사진=연합뉴스

12명의 후보 중에는 국내 감독도 있다.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감독까지 후보로 두고 우선순위 없이 공평하게 평가를 진행하겠다는 전력강화위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구미에 맞는 외국인 감독 선임이 가능하느냐는 의견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일단, 몸값이 맞아야 한다. 한국이 마쉬 감독과의 협상 과정에서 그를 놓친 것 또한 몸값이 맞지 않아서였다. 무리뉴 감독 같은 명장은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금액차이였다. 그외 감독들 또한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상당한 몸값을 ‘보장’해줘야 한다.

이미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으로 인해 100억원 이상의 엄청난 위약금을 짊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시간의 촉박함이 있다. 3차 예선 1차전은 9월 5일께 치러질 예정이다. 석달 가까이 남았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많지는 않다.

이달 27일 이뤄지는 조 추첨에서 한국이 상대할 5개국이 정해진다. 이때부터 각국은 상대 분석 작업에 들어간다. 새 감독이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고 상대 전력 분석까지 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터다. 새 감독이 외국인이라면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이 과정을 이 짧은 기간에 모두 소화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A매치 데뷔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는 주민규(왼쪽). 사진=연합뉴스
A매치 데뷔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는 주민규(왼쪽).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배준호.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6일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배준호.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런 의미에서 최근 분위기는 이번 대표팀을 이끌며 3차 예선 A포트 합류라는 좋은 결과를 낸 김도훈 감독에게로 쏠리는 분위기다. 김도훈 감독은 위기의 대표팀을 잘 추슬러 싱가포르 원정에서는 7-0, 홈 중국전에서는 1-0의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도 클린스만 감독과는 달리 새로운 얼굴 발굴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주민규(울산)는 싱가포르전에서 A매치 데뷔골과 도움 3개를 무더기로 신고하며 베테랑의 존재감을 제대로 과시했다. 막판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토크 시티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돌아온 2선의 배준호가 교체 투입 9분 만에 골 맛을 봤다. 정확한 컷백으로 배준호의 골을 도운 박승욱(김천) 역시 데뷔전에서 생애 첫 A매치 도움을 올렸다. 풀백 자원으로 황재원도 드디어 김도훈 감독의 부름을 받고 A대표팀에 합류했다.

현재 국내 K리그 재임사령탑 가운데서는 뚜렷한 A대표팀 후보가 없다. 하마평에 많이 오르내리는 홍명보 감독은 K리그 팬들의 엄청난 반대에 직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소속팀이 없다. 협상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고 빠른 선임이 가능하다.


아직 최정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축구협회는 최종 후보군이 추려지면,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모든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원활한 협상과 계약을 위해 진행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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