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공동주택 평균 수명이 선진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심리 때문이다. 환경오염, 자원낭비, 사회적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활성화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택 리모델링 시장의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동주택 평균 수명은 통상 약 30년으로 미국(55년)과 영국(77년)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택의 수명이 짧은 것은 적절한 유지·보수·개수와 같은 리모델링을 하지 않아 건물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된 결과다. 이 외에도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주택 수명을 늘리기보다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경제적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준공 후 20년이 지나고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재건축이 가능하다. 때문에 굳이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 수명을 늘리는 방식보다는 재건축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 건설을 단기간 반복하는 재건축은 자원 낭비, 환경오염,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 등을 유발하는 만큼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 수명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모델링이 재건축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리모델링은 정부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 실제 전체 건축물 리모델링 중 주택 리모델링의 비중은 3%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 리모델링은 대부분 단독주택 중심이고,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0.5%에 불과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최근 들어 늘고 있으나 정부 정책은 재건축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총 17개 단지, 3000여가구 규모의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이 완료됐다. 이 외에 총 68개 단지, 3만60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립한 리모델링 기본계획에 따르면 준공 15년이 지난 리모델링 가능 단지는 전국적으로 1만164곳이며, 그중 1988개 단지는 가구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서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가구는 최대 11만6164가구인 것으로 추산됐다. 즉, 리모델링이 재건축과 마찬가지로 주택공급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용석 선임 연구위원은 현재는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했거나 설립 중인 전국 153개 단지 대부분이 골조를 제외하고 모든 부문을 수리하는 '전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부분 리모델링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 중 어느 부문의 활성화에만 집중하는 정책은 주거에 대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라면서 ”각각의 특성에 맞는 활성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상호 보완적 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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