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들이 폭발 사고로 17명이 부상당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분 목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 2층에 있는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곧 지하 1층으로 번졌다.
이 아파트는 지하 6층, 지상 23층 주상 복합 아파트로 72가구가 산다. 지하 2층에는 주차장과 재활용품 분리수거장, 지하 1층에는 상가가 있다.
소방당국은 불을 끄던 오전 10시 37분쯤 지하 1층에 있는 복싱 체육관 화장실 천장에서 불꽃을 발견하고, 관할 소방서 인력이 전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에 소방대원 약 200명을 투입해 총력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오후 3시쯤 건물 지하 1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 사고가 발생해 화재 진압을 하던 소방대원 16명과 의용소방대원 1명이 화상 및 열상을 입었다.
다만 17명 모두 경상에 그친 가운데 11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고, 6명은 현장에서 처치를 받고 복귀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당시 가스 냄새는 없었고 고열로 수증기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방관들은 얼굴과 손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7시 44분쯤 건물 내부의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아파트 주민 등 113명이 대피한 가운데, 화재 진압이 길어지자 소방당국은 오후 6시쯤 소방헬기를 투입해 옥상으로 대피한 주민들을 구조했다.
소방 당국은 “110여 명 중 42명이 연기를 마셨으나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이날 화재 진압은 12시간 가까이 걸렸다. 불길은 이날 오후 7시 44분쯤 잡혔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지하에서 뜨거운 열기와 연기가 올라오는 데다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불씨가 옮겨 다니고 폭발 사고까지 발생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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