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전남 해남 거칠마 토성에서 마한 때 만들어진 제사 의례 공간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남 거칠마 토성은 전체 둘레가 385m, 면적은 6000여㎡로, 거칠매산 정상부를 감싸며 토루를 담처럼 쌓아 만들어졌다.
한반도,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고대 세력들이 사용하던 서남해 해양항로 거점지역으로 주변 해양교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많은 유적이 발견됐다. 고대 해양항로를 관장하며 제사가 지내졌던 지역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토성 정상부에서 사각형 제단과 제단 안에서 계단과 문지 등 출입시설, 입대목을 세운 대형 기둥 구멍을 비롯해 물을 모으는 대형 점토집수정이 확인됐다.
특히, 제단 바로 동쪽에서 확인된 대형 집수정은 찰진 점토를 두텁게 발라 땅속에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인공으로 물을 가둬두는 형태다.
거칠매산 정상 부분에 제단을 마련하고 대형 기둥을 세웠던 것으로 보이는 구멍은 입대목 의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둥 구멍 지름은 110㎝, 깊이 90㎝에 달한다.
'삼국지' 위서(魏書)와 '동이전' 기록에 따르면 마한 문화 중 가장 특징적인 별읍(別邑), 즉 소도가 있었다. 죄인이라도 소도로 도망해 숨으면 잡아가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소도 관련 기록에 있는 '입대목현령고사신'을 통해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걸어 신령을 모시는 풍습인 입대목(立大木) 제사의례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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