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완전체 국회' 언제쯤 볼수 있을까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0 18:25

수정 2024.06.20 18:25

전민경 정치부 기자
전민경 정치부 기자
22대 국회가 개원한 후 어쩐지 속이 헛헛한 기분이다. 여야 모두 국민 입맛에 맞는 식사를 내놓겠다며 분주히 요리하고 있지만, '앙꼬 없는 찐빵'만 제공하는 모양새다. 국회의 기본인 상생과 조화가 빠져있는 탓이다.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3주째 공회전하면서 국회가 반으로 쪼개졌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며 상임위원회를 적극 가동했다.
일부 상임위는 법안까지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있지만 모든 행보가 단독, 독주, 일방통행이다. 입법 과정에 자유롭고 심도 있는 여야 논의가 바탕이 돼야 하는 국회에서 '108석의 여당 패싱'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상임위 등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며 당 차원의 정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여러 개의 특위를 동시다발적으로 운영하며 집권 여당으로서 정책 행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입법 기능이 없는 특위에만 의존해 무기력함만 드러낸 셈이 됐다. 야당으로부터 '짝퉁 상임위'라는 비하까지 들어야 했다.

이같이 기형적인 국회의 모습은 '반쪽'만 바라본 극단적인 진영 정치의 결과물이다. 여야는 '국민의 뜻' '총선의 민의'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 역시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 사실상 반쪽 국민, 그중에서도 강성 지지층의 뜻을 '민의'로 퉁치려는 태도가 아닐까.

통상 여야 대치상황을 다룬 기사의 댓글 창에서는 각 진영 지지자들의 다툼이 벌어지곤 한다. 필자는 욕설이 난무한 댓글을 살피던 중 '대다수의 국민은 협치를 원합니다'라는 글에서 진짜 민심을 확인했다. 여야가 강대강으로 맞서는 모습은 대다수의 국민에게 정치혐오만 부추길 뿐이다. 취재 중 만난 한 정치평론가는 우리 국민이 '정치의 몰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정치가 무너져 내린다면 미래 세대의 꿈과 희망도 흐릿해질 수 있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민주주의를 가장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표현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아야 합니다." 반쪽을 위한 정치, 반쪽을 위한 정당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한국 정치권이 뼈아프게 새겨야 하는 링컨의 또 다른 명언도 있다. "일부 국민을 평생 속이는 것은 가능하고, 전 국민을 잠시 속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전 국민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 일부 국민을 위한 눈속임은 중단하고 전 국민을 위하는 길에서 함께 서 있는 국회의 완전체를 기대해 본다.

ming@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