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암표 처벌 비웃듯… '아옮' 등 편법 기승

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0 18:25

수정 2024.06.20 18:25

웃돈 받고 티켓 넘겨주는 '아옮'
매크로 이용 여부 증명 어려워
꼼수 악용한 사기 사건도 등장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암표 판매 행위를 전면 금지한 공연법 개정안이 지난 3월 22일부터 시행되지만 벌써 실효성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옮(아이디 옮기기)'과 같은 법망을 피할 수 있는 꼼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런 꼼수를 이용한 사기 사건까지 등장하고 있다.

20일 X(옛 트위터) 등 SNS에는 대리티켓팅, 아옮 등으로 검색했을 때 불법으로 공연 티켓을 넘겨주는 업자들의 계정이 쉽게 발견된다.

아옮은 티켓을 구매한 사람이 티켓을 취소하면 이를 구매하기로 한 사람이 해당 취소표를 재예매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아옮 업체가 활동을 한다. 다른 사람이 우연히 취소표를 낚아채가지 않도록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매자가 빠르게 티켓을 예매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들은 수고비로 1만~2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받는다.
공연업계에서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본인 확인'을 강화하자 이런 꼼수가 만들어진 것.

아옮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불법의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개정된 공연법으로도 아옮을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아옮으로 티켓을 구했다고 하더라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 여부를 증명하기 쉽지 않아서다.

때문에 각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아옮에 실패해 티켓의 구매하기 위해 쓴 돈을 날리거나 아옮 업체에 지불한 수고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옮 과정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넘기는 경우도 있어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아옮을 이용한 사기 사건도 등장했다.

아옮 업체를 이용한 30대 여성 김모씨는 티켓값 14만원을 이미 송금했으나 수수료 2만원이 송금되지 않았다는 업체 측 연락을 받았다. 총 금액인 16만원을 보내주면 정상 아옮으로 처리하고 지급한 돈은 돌려준다는 업체의 말에 김씨는 재차 입금했다. 그러나 처리되지 않았으니 또 입금이 필요하다는 업체의 연락을 다시 받은 이후에서 김씨는 사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아옮 업체에서 일부러 아옮에 실패한 것처럼 티켓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 무대에서 가까워 수요가 높은 좌석 티켓에 대한 아옮 문의가 들어오면 표를 빼돌린다는 의혹이다.
빼돌려진 표는 아옮 업체가 더 높은 가격에 팔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편 티켓 판매업체는 매크로 프로그램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진입 접속 및 행동하는 로그를 파악해 매크로 행위를 모니터링하고 차단하고 있다"며 "부정예매 방지를 위해 본인인증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방안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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