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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더위도 빈부격차" 선진국, 파리올림픽에 에어컨 공수.."자금없다" 우간다 '울상'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1 09:23

수정 2024.06.21 09:23

미국·영국·캐나다·이탈리아·그리스 등 8국
'이동식 에어컨' 설치.. 선수들 컨디션 지원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 있는 파리 올림픽 선수촌 숙소의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 있는 파리 올림픽 선수촌 숙소의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창문형 이동식 에어컨(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파세코 제공
창문형 이동식 에어컨(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파세코 제공

[파이낸셜뉴스] 내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기로 결정된 가운데 각국이 개별적으로 대안 마련에 나섰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친환경 올림픽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올여름 기록적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대부분 선진국들은 자체적으로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나라 형편에 따라 ‘냉방 빈부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직위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지하 냉각수를 활용해 선수촌 건물 전체를 외부보다 6도 낮게 유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랑스의 한여름 온도는 최고 43도까지 치솟았다.
여기서 6도 낮아진다 해도 37도에 달한다.

실제, 지난 도쿄 올림픽 때에도 선수 100명 중 1명이 온열 관련 질환을 겪었다.

이에 예산이 많은 나라들은 선수들에게 이동형 에어컨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림픽 참가국에 문의한 결과 미국·영국·캐나다·이탈리아·그리스 등 8국 모두 '이동식 에어컨'을 선수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올림픽 스포츠환경위원회의 알렉산드라 팔리 위원장은 “우리는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에어컨을 가져갔다가 다시 그리스로 가져올 것”이라며 “안 그래도 매우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그들에겐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나 미어스 호주 올림픽선수단 단장도 "더울 때 사용을 원하는 선수들에게 이동형 에어컨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가장 많은 선수단을 보내는 중국이 와일드 카드”라며 “질의에 응하진 않았지만 중국 국내 에어컨 사용량은 예외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중국도 에어컨을 자체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여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간다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도널드 루카레는 "냉방 기기를 지원할 자금이 없다”며 “몇 해 전 튀르키예에서 열린 스포츠 경기 때도 자금을 지원하지 못해 우리 선수들은 에어컨 없는 방에서 지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파리올림픽 조직위 환경 관리 담당인 조지나 그레농은 "선수촌이 올림픽 이후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 시설로 쓰일 예정이다"라며 “탄소 발자국을 줄여야 하는 세상에서 실내 온도를 18도로 유지하며 여름을 날 필요는 없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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