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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금투세 대상자 1%지만 큰손 증시 떠날까 걱정[6개월 앞둔 논란의 금투세]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3 17:53

수정 2024.06.23 17:53

(上) 개인투자자 혼란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 재정비
손실 발생 상품 내년 정리할듯
대규모 머니무브 발생 가능성
개미들, 금투세 대상자 1%지만 큰손 증시 떠날까 걱정[6개월 앞둔 논란의 금투세]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쏘아 올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론'이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책 당국 및 여당도 국민의 자산형성 일환으로 내년 도입을 앞둔 금투세를 폐지하고, 증권거래세를 0.15%까지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소야대' 정국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하지만 금투세 도입 및 유예 결정 당시와 현재 투자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에서 금투세를 정쟁이 아닌, 자본시장 관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총 3회에 걸쳐 국내 투자자 동향 및 금투세 대응 전략과 해외 사례 등을 조명하고자 한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향방이 △시행 △유예 △폐지 등으로 엇갈리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기존 금융상품 과세체계를 합리화함으로써 국내 금융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당초 금투세 도입 취지와 달리, 정책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신반의 속 매도 시점 저울질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초고액자산가 등 '증시 큰손'의 국내증시 이탈에 대한 우려를 호소하며,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초고액자산가들은 금투세 시행에 대비하면서 이미 손실이 발생한 금융상품은 매도하지 않는 등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분주하다.

A증권사 관계자는 "금투세 도입에 따른 소득세법 변화에 대한 초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아직 도입 여부가 불확실하기에 포트폴리오 조정 등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도입에 대비, 중국 주식형 펀드처럼 현재 손실이 발생한 금융상품 등을 매도하지 않고, 손실상계용으로 보유하는 등 시행에 따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투세는 2025년 1월 1일 시행하는 것으로, 올해까지 발생한 손실은 금투세 계산시 이월결손금으로 공제받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상품을 법령 시행 이후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B증권사 관계자도 "투자 자산이 많은 고객일수록 절세가 관심사이기 때문에 (금투세 시행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다양한 투자 문의를 하고 있다"며 "배당소득으로 과세되던 주가연계증권(ELS), 해외펀드, 채권형 펀드 등은 금투세 도입시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편입 관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세율을 높게 적용받는 자산가일수록 국내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등 기존 비과세이던 곳에서 새로 발생하는 양도차익이 불리하게 작용한다.

반면, 채권형 펀드, 해외주식형 펀드, ELS 등에서 발생하는 차익은 원래 배당소득으로 과세하던 것이 금투세로 과세되기 때문에 세율 측면에서 유리해진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 정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투자심리 위축 우려

개인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이다. C증권사 관계자는 "종합소득세 대상이 아닌 일반 투자자와 종합소득세 대상인 거액 투자자들의 대응 전략은 조금 다르다"며 "일반 투자자들은 금투세 도입시 본인에게 직접 세율 등이 적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보다 이로 인해 큰손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것을 걱정하면서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탈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금투세 대상자가 전체 투자자 가운데 1%에 불과하다는 추산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천준범 부회장은 "금투세 도입 이후 연간 5000만원 이상을 버는 약 15만명이 약 1조6000억원의 세금(정부 추산 기준)을 새로 내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고 짚었다. 그는 "약 5%에 불과한 지난 10년간 한국증시의 총주주수익률(TRS)을 대입하면 연간 50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는 사람의 투자금은 최소 10억원 이상이어야 하는 만큼 단순 계산해도 15만명의 투자금은 최소 150조원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돈이 해외증시로 빠져나가고, 한국주식 가격은 상승 동력을 그만큼 잃을 것"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과 일본 등 다른 주식시장과 사실상 완전 경쟁중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를 통해 일정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정책 목표를 내세우며 여당을 통해 '금투세 폐지' 입법을 추진하고 있으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를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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