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계열사 정리·현금 마련 골자
누적 20억 적자에도 ‘배터리’ 집중
경영전략회의서 리밸런싱 구체화
실적부진 수장 잇단 문책성 교체도
누적 20억 적자에도 ‘배터리’ 집중
경영전략회의서 리밸런싱 구체화
실적부진 수장 잇단 문책성 교체도
■"SK온만은 살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올해 초부터 추진중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업이 중복되는 계열사는 합치고 돈 될 만한 계열사들은 팔아 그룹을 살릴 현금을 마련하겠다는 게 골자다. 오는 28~29일 예정된 경영전략회의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같은 리밸런싱(재구조화) 방향성을 구체화한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SK그룹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미래 핵심 먹거리인 배터리를 책임지고 있는 'SK온 살리기'로 집약된다. SK온은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이래 계속 적자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배터리 산업이 성장을 멈췄다. 지난해 연간 5818억원이던 영업손실은 올 1·4분기에만 331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SK는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를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설비 투자에만 누적 20조원 넘게 들어갔고, 올해에도 7조원 넘게 투자해야 한다. SK온을 소유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올 1·4분기 순차입금은 18조5744억원이다.
이런 여파로 지난해 총차입금 상위 2위였던 SK는 올해 1위로 올라섰다. SK가 빚 1위 그룹이 된 건 통계 집계 기준을 '금융권 신용공여액'에서 '총차입금'으로 변경한 2021년 이후 처음이다.
■M&A로 숨통...정부 지원 가능성도
빚까지 영끌 했는데도 유동성이 말라붙은 SK의 선택권은 계열사 지분 매각 및 비주력 자산 매각이다.
현재 SK는 배터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기조 아래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는 방안, SK온을 SK엔무브와 합병해 상장하는 방안,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또 베트남 마산그룹과 빈그룹에 투자했던 지분도 매각해 1조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경영진 교체도 잇따르고 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이 물러난 데 이어 최근에는 성민석 SK온 최고사업책임자(CCO)가 보직 해임됐고, 박성하 SK스퀘어 사장도 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배터리·반도체와는 별개로 저탄소·친환경 사업으로 체질 개선을 한다는 방침 아래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나 탄소를 바닷속에 저장하는 사업 등에 투자를 했다. 방향은 잘 잡았지만, 투자 시점을 고려하지 않고 성과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와 관련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계열사 숫자가 너무 많다.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만큼 계열사 간 '합종연횡'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로 정책자금이 들어온다면 탈탄소 과정 일환에서 보조금 형태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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