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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량 줄어든 범용 D램, 하반기 실적개선 이끈다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3 18:22

수정 2024.06.23 18:22

2022년 4분기比 75% 수준 축소
HBM 캐파 집중되며 출하 제한적
수급 불균형 커지며 가격상승 전망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성장세와 반비례해 시장의 관심이 낮아진 범용(레거시) D램 제품이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메모리 업계가 수익성이 높은 HBM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첨단 D램 생산능력(캐파)을 앞다퉈 늘리면서 범용 D램 공급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KB증권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웨이퍼 투입 기준)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2년 4·4분기와 비교할 때 75%까지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수요 침체와 공급 과잉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한 대대적인 감산 여파 때문이다.

올 4·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은 2022년 4·4분기 대비 80% 수준을 회복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BM3,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고부가 제품 위주로 생산능력을 확충하면서 범용 D램 생산능력은 대폭 축소가 예상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구식 D램 제품인 DDR3 D램의 가격이 올 하반기 50~100%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DDR3 생산을 중단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중국 내 D램 생산거점인 우시 공장의 DDR3 생산 라인을 DDR4로 전환했다. 마이크론도 HBM·DDR5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DDR3 공급을 대폭 줄인 상태다.

HBM 시장이 성장할수록 범용 D램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가 추산한 전체 D램 비트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에서 내년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은 선단공정 캐파가 HBM에 집중되면서 HBM 외 제품은 생산 제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D램 현물가격은 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탓에 하락세를 이어가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통상 현물가는 3~6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기업간 계약가격인 고정거래가격에 반영돼 시장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2~18일 기준 D램 주류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8G(1Gx8) 2666 제품의 평균 현물 가격은 1.85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4~30일 평균 가격(1.95달러)와 비교해 한 달 넘게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최근 D램 수요 회복세가 PC용이 아닌 서버용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현물가 하락세가 업황 부진의 신호로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D램 범용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의 5월 평균 고정거래가격 2.1달러로 전월과 같았지만, 4월에는 16.67% 급등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올 하반기 D램, 낸드 수급은 HBM 생산능력 증설, 선단공정 전환, 자연 감산 영향 등으로 생산 출하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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