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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도 재개발 수주 '빈손'… 집값 상승 도화선 되나

이종배 기자,

연지안 기자,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3 18:27

수정 2024.06.23 18:27

상반기 21건 호황기 대비 반토막
대우·DL·현대ENG 올들어 0건
방배7 등 노른자땅도 잇단 유찰
올 인허가 30%↓ 38만가구 전망
"공급 부족으로 집값 폭등할 수도"
대형 건설사도 재개발 수주 '빈손'… 집값 상승 도화선 되나
올해 상반기 주요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량이 호황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급등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미분양 물량 적체 등 각종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향후 공급 절벽에 따른 가격 폭등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23일 파이낸셜뉴스가 10대 대형 건설사의 올 상반기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수주실적을 조사한 결과 21건(수주금액 9조8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부 건설사는 상반기에 수주실적이 전무했다.


올해 수주실적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건설사들이 여전히 몸을 사리고 있다.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데다 공사비는 더 오르면서 전략 사업지나 우량 단지 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수주건수를 보면 지난 2023년 상반기 24건에서 올해에는 21건으로 더 줄었다. 수주금액은 이 기간 7조8306억원에서 9조841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이에 대해 "강남조차 재건축 공사비가 3.3㎡당 1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공사비가 하루가 다르게 뛰면서 수주금액이 증가하는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호황기인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악화일로다. 10대 건설사들은 2022년 상반기에만 55건, 20조1928억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따냈다. 올해 상반기는 호황기와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업체별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을 보면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각 5건으로 선두권이다. 금액으로는 포스코이앤씨가 3조4248억원으로 현대건설(3조3058억원)을 앞섰다. 이어 롯데건설(9378억원)과 SK에코플랜트(796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 3개사는 올해 들어 아직 정비사업 수주가 없다. 7월 이후 정비사업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수주 가뭄은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면서 강남에서 3.3㎡당 1000만원에 근접한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유찰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7구역' 재건축 조합은 공사비로 3.3㎡ 975만원을 제시했지만 유찰돼 재입찰을 진행중이다. 일반적으로 수주 감소는 주택 공급물량 축소로 이어진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공사비 증가, 미분양 적체, 부동산 금융 부실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주택공급이 줄고 있다"며 "2~3년뒤 공급 부족에 의한 집값 폭등세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2024년 5년간 수요량 대비 공급부족량은 약 86만가구로 추산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주택 인허가는 예년 평균(2017~2021년) 54만가구 대비 30% 줄어든 38만가구, 착공도 35만가구로 예년 평균에 비하면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주택 기본 수요는 오는 2030년까지 50만가구 내외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누적 공급부족으로 당장 내년부터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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