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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선천성 유전질환 ‘AMED 증후군’ 국내 첫 진단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4 11:16

수정 2024.06.24 11:1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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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들이 다양한 유전분석 기법으로 우리나라 골수부전증후군 환자의 게놈(유전자와 염색체) 지형을 규명하고, 진단의 효율성을 분석했다.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인 골수부전증후군 환자를 분석한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결과다.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명신·이종미·혈액병원 소아혈액종양센터 정낙균 교수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골수부전증후군이 의심돼 진료 받은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유전분석연구를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 50%의 환자에서 유전학적 선천성 질환 확진이 가능했다. 특히 골수부전증후군 중 하나인 AMED 증후군을 국내 최초로 진단했다. 2010년 10대 자매가 백혈구 감소로 병원을 찾았지만 모든 검사 기법으로도 정확한 질환명을 찾을 수 없어서, 임상 증상에 따라 혈액질환 치료를 받던 중 최근 진단명을 찾게 된 것이다. 선천성 혈소판 감소증, 골수성 종양, 선천성 면역장애와 같이 골수부전증후군과 유사한 임상양상을 보이지만 병리기전이 다른 질환들도 효과적으로 구별했다.

임상엑솜시퀀싱으로 검출이 어려운 변이의 경우에는 전장유전체 분석이 필요하다는 결과도 얻었다.
전장유전체시퀀싱을 통한 추가 진단으로 최근 국가 주도로 이루어진 국가바이오빅데이터시범사업의 유용성을 확인한 것이다.

골수부전증후군은 골수의 부적절한 조혈로 인한 혈구감소를 보이는 희귀난치성 유전질환군으로 발생 빈도는 신생아 백만명당 65명 정도로 낮다. 하지만 증상이 매우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유병률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수부전증후군 중 일부 질환은 급성 백혈병 또는 특정 고형종양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어 면밀한 추적관찰이나 적정한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골수부전증후군과 연관이 많은 수의 유전자를 조합한 표적화된 패널을 사용한 차세대 시퀀싱 기법의 발달로, 효율적인 진단이 가능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골수부전증후군과 같은 세계 희귀질환은 7000여 종인데 임상 증상 특징이 없어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희귀질환의 약 80%는 유전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하거나 만성적 쇠약을 유발하는 중증질환이 많다.
국내 등록된 희귀난치질환은 1094종이고, 희귀난치질환자는 100만명이 넘는다.

이종미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는 6800여 개의 유전자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임상엑솜시퀀싱을 활용해 선천성 유전질환을 진단하고 있다"며 "국내 최대 규모의 골수부전증후군 환자를 분석한 이번 연구 결과로 병원의 진단법이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것으로 입증 됐다”며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유전진단검사센터장 김명신 교수는 “임상 증상으로 유전 질환이 의심이 돼도 진단 검사가 음성으로 나온 환자들을 잊거나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다시 분석한 결과, 14년 만에 환자에게 정확한 질환명을 알릴 수 있게 됐다”며 “골수부전증후군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진단하지 못했던 다양한 새로운 유전질환을 찾았으며, 앞으로도 환자 개인을 위한 최적의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진단법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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