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땅밟기, 혈액순환 개선과 스트레스 해소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경우 '족저근막염' 조심
맨발로 걷다가 상처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경우 '족저근막염' 조심
맨발로 걷다가 상처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파이낸셜뉴스] 맨발로 땅을 밟는 '어싱'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에는 산이나 산책로 뿐만 아니라 지자체들도 공원 등에 황토를 깔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우리 주변에서 맨발로 땅을 밟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땅을 맨발로 밟으면 자연스럽게 지압이 되면서 혈행을 개선하는 등 효과가 있고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트레스 완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로 땅을 밟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부분도 많다. 어싱이 좋다고 무작정 맨발로 걸었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맨발 걷기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족저근막염이다.
맨발로 걷는다면 '족저근막염' 염두에 둬야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족저근막염 환자 수는 28만71명이고, 이들 중 40~60대가 전체의 약 63%를 차지하고 있다. 중년 이후 발의 지방층이 약해진 상황에서 잘못 걷다가 발바닥에 무리가 온 것이다.
서동교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서동교 원장은 “신발을 신고 보행을 하면 발가락의 운동이 제한돼 발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이 맨발로 걸을 때보다 덜 발달한다”며 “맨발로 걸으면 발의 근육이 튼튼하게 발달하지만 발바닥을 다칠 염려가 있어 잘 보고 살펴서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신고 걸으면 발의 관절이 받는 압력이 분산되지만 맨발로 걸으면 몸무게의 부하가 고스란히 발에 전달돼 통증을 일으키기 쉽다.
맨발로 걸을 때 주의해야 할 발 질환으로는 족저근막염이 있다. 족저근막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고 긴 막으로 발바닥의 탄력과 아치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릴 때 도움을 주는 등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래 걷거나 딱딱한 바닥을 자주 걸을 경우 발바닥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평지가 아닌 경사로나 지면이 고르지 못한 산책로에서는 발에 하중이 더 실리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보통 아침에 일어설 때 발뒤꿈치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기고, 휴식 후 움직이기 시작할 때나 발바닥을 쭉 폈을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걷다가 엄지발가락 아래쪽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종자골염을 의심할 수 있다. 발을 디딜 때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부위가 바로 종자골인데, 맨발 상태에서 무리해서 걷거나 지속적인 압박을 받으면 여기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걸을 때 엄지발가락이 발등 쪽으로 구부러지면서 종자골이 움직여 염증 부위가 자극돼 찌르는 듯한 통증을 유발한다. 아울러 발이 화끈거리거나 붓는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오래 서서 일을 하거나 많이 걸었을 때와 같이 발바닥에 심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맨발에 상처나 2차감염 등 유발할 수도
맨발로 걸을 때는 작은 돌이나 나뭇가지, 유리나 못 등과 같은 물체를 밟아 상처가 나거나 찢어지는 부상에 유의해야 한다. 또 맨발 걷기를 위해 조성된 장소가 아닌 일반적인 산이나 등산로일 경우 상처 부위에 세균으로 인한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서 원장은 “맨발 걷기를 할 때는 바닥이 잘 보이는 안전한 길을 선택하고 약간이라도 험하거나 시멘트, 아스팔트 위에서는 반드시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며 “특히 당뇨병이 있어서 발바닥의 감각이 저하된 경우에는 조그만 상처도 아주 위험하다”고 말했다.
외부 자극에 대한 통각이 떨어져 있는 당뇨병 환자는 맨발 걷기를 지양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의 약 15%는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 증상을 보이는데 맨발로 걷다가 못이나 유리조각을 밟아도 심한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물질을 밟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다 부종 등 패혈증이 발생한 뒤에야 알아차리게 된다. 또 혈관 병증이 진행된 당뇨발 환자는 작은 상처에도 상태가 악화되거나 심하면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맨발 걷기 후에는 즉시 깨끗한 물로 씻고 혹시 상처가 났다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스트레칭을 해주면 발의 피로를 풀고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의자에 앉아 한쪽 발을 무릎 위에 올리고 앞 발가락을 뒤로 젖혀 주먹으로 발바닥을 천천히 눌러 쓸어주는 동작이나 바닥에 수건을 두고 발가락을 수건을 세게 쥐여 줬다 풀어주는 동작을 5분 이상, 하루 3번 정도 해주면 좋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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