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군대 가면 쓰질 못하는데"…138만 유튜버 '군인 조롱' 논란 일파만파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5 04:00

수정 2024.06.25 08:38

'싱글벙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싱글벙글'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구독자 138만명을 보유한 개그 유튜브 채널이 ‘군인 조롱’ 영상을 제작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육군 훈련병 사망사고,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고 등 잇따른 군인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다.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은 23일 군 복무를 소재로 마사지 기계를 홍보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이미 군을 전역한 남성이 재입대를 하게 되는 악몽을 꾸는데, 입대를 하게 되면 최근 구매한 다리 마사지 기계를 쓰지 못한다는 주변인들의 놀림을 받는 내용이다.

영상을 보면 여성 출연자들이 광고 제품인 마사지 기계를 들고 “(기계가) 온열 효과가 있으면 뭐 하니. 에어펌프가 들어가 있으면 뭐하니”라며 “군대 가면 쓰질 못하는데”라고 말한다.
이후 징병당하는 남성을 향해 활짝 웃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짓는다.

광고를 우스꽝스럽게 풀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지만, 해당 영상은 곧 ‘군인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민감한 소재로 여겨지는 징병과 영내 생활의 불편함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영상이 올라온 시기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군 관련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영상을 게재하는 게 적절했냐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해병대 제1사단에서는 실종자 수색 작전을 하던 채모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육군 제12사단에서 가혹한 얼차려를 이기지 못한 훈련병이 입대 열흘 만에 숨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싱글벙글 측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이어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특정 성별을 희화화하고 조롱하거나 특정 단체를 옹호 또는 비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현재 사회적 이슈인 사건이 연상될 수 있는 영상으로 유가족 분들께 상처를 입혔고, 시청자분들께 불쾌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상에 출연한 배우 이송경씨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극중 실제 인물의 대사가 아니라 허용되는 범위라고 생각했다”며 “보시는 분들도 다른 의도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말 슬프고 안타까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무지함을 고백하고 반성한다”며 “시기상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잘못을 뉘우친다. 군대 비하 의도를 갖지 않았음을 맹세한다.
사회 전반의 상황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고 사과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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