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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수출 역대 최대 예상, 혁신과 시장개척에 더 매진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4 18:26

수정 2024.06.24 18:26

전년비 9.1% 증가한 6900억불 기대
반도체 등 일부 품목 의존도 낮춰야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보다 9.1% 증가한 690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할 것이라고 한국무역협회가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와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자동차 등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 영향이라고 한다. 수입은 1.0% 늘어난 6490억달러, 무역수지는 410억달러 흑자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는 수출입 의존도, 즉 대외 의존도가 주요 선진국 가운데 3위 안에 들 정도로 매우 높다. 수출입 의존도는 수출액과 수입액의 합을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한 것으로 80%를 상회한다. 내수 시장이 인구 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외국에서 물건을 사들이고 외국에 내다 팔아 경제를 지탱하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한국이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데는 수출의 역할이 가장 컸다. 반대로 말하면 수출이 잘 되지 않을 때 우리 경제는 큰 타격을 받는다. 수출은 해외 경기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으므로 세계 경제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10년 동안의 수출액 추이를 봐도 오르락내리락하는 부침을 주기적으로 겪었다.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었지만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우리 수출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고 하니 아직 하반기가 남아 있지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수출금융 지원과 수출처 다변화 등 정책적인 뒷받침도 수출 증가에 도움을 줬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수출의 문제점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주력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데 있다. 두 주요 품목은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품목 의존도를 낮추려면 될 수 있는 한 많은 제품군을 외국에 팔아 수출품목을 확대해야 한다. 산업 전반에 걸쳐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가능한 일이다. 두 번째로는 수출의 주력인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의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불황기를 이겨내는 힘을 키워야 한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수출을 보면 중국 의존도는 급속히 떨어지고 있지만 미국으로의 수출은 다시 늘어나 수출 비중이 20년 전 수준으로 올라갔다. 대미 수출이 증가한 것을 나쁘게 볼 수 없지만 의존도는 다시 높아진 것이다.

국내 내수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앞으로도 한국 경제는 수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세계 시장에서 다른 나라들과 품질경쟁에서 이겨야 수출 시장을 계속 유지하고 키워갈 수 있다. 다른 나라들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반도체, 전자, 자동차, 조선 등에서 우리의 기술력이 아직은 비교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특히 중국의 추격은 매섭기만 하다.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과 바이오산업이 앞으로 세계 경제와 무역의 핵심이 될 것이다.
기존 주력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해야 수출 한국의 미래는 밝다. 수출이 살아난다고 낙관하지 말고 지난해 큰 부진에 빠졌을 때를 생각하면서 그동안 내놓았던 다방면의 수출지원책들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
기술 혁신과 신시장 개척은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는 수출의 근본 바탕이자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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