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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못참아 촬영 중단된 적 있어"..희귀 '웃음병' 앓는다, 고백한 여배우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5 05:55

수정 2024.06.25 10:12

웃음질환을 고백한 인도 여배우 '아누슈카 셰티'. 출처=인스타그램
웃음질환을 고백한 인도 여배우 '아누슈카 셰티'. 출처=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인도 유명 여배우 아누슈카 셰티(42)가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의지로 멈출 수 없는 '병적 웃음 질환'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인디안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셰티는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조커‘의 주인공 조커처럼 병적웃음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에서 주인공 조커는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 뒤 주변 사람에게 오해받지 않기 위해 “저는 기분과 상관없이 갑자기 웃는 병이 있어요”라고 자신의 병을 설명한 카드를 내민다.

셰티는 “나는 웃음 병을 앓고 있다. 한 번 웃기 시작하면 15~20분 동안 멈출 수 없다"라며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보거나 촬영할 때 정말로 바닥을 구르며 웃을 정도다. 이로 인해 촬영이 중단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는 ‘감정실금’(Pseudobulbar Affect) 또는 ‘병적웃음’(pathologic laughing‘이라고 부르는 질환이다. 기분이나 상황과 상관없이 발작을 일으키듯 웃는 병적 웃음은 대뇌 전두엽 쪽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종종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뇌경색, 뇌손상, 파킨슨병 등 질환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으로 본다. 치매를 판별하는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의학적으로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감정 실금’이나 뇌전증 발작의 종류 중 하나인 ‘홍소 간질’과 유사하다. 하지만 병적 웃음을 앓고 있는 국내 환자 수는 공식 집계가 없는 상황이다.

이 질환은 갑작스러운 웃음이나 울음이 15~20분간 격렬하게 지속되는 게 일반적인 특징이다.

신경과 전문의 수디르 쿠마르 박사는 매체에 “뚜렷한 뇌질환이나 신경 질환이 없는 경우도 많다"라며 "원인은 다양하며,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웃음병‘은 정신 질환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성격은 다르다.

쿠마르 박사는 "병적웃음을 조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로 혼동할 수 있다"라면서 "병적웃음은 증상이 몇 분 동안만 지속되며, 발작 사이의 기분은 정상이다. 빈면 기분장애는 하루 종일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증상이 감정적으로 나타나고 원인이 뇌 기능 장애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신경정신 질환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유전적 발달 질환인 ‘엔젤만 증후군’이 있으면 아무 일이 없을 때도 쉽게 웃고, 한 번 웃으면 과도하게 웃는다.
엔젤만 증후군은 15번 염색체의 UBE3A 유전자가 없거나 변이됐을 때 발병한다.

증세가 나타나면 어깨, 목, 가슴 주변 근육을 이완하고 깊고 느린 편안한 호흡을 하며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뇌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는 SSRI, 삼환계 항우울제 등의 약물도 치료에 쓰인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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